기초생활 급여·보육 지원 확대
청년 1만명 교육·채용 기회
디딤돌 프로그램 418억 편성
"SOC투자는 규모보다 효율 위주"
해외자원 개발 분야도 1/3로 축소
대학 구조개편사업 예산 대폭 확충
문화융성 관련 7.5% 증액도
정부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청년희망 ▦경제혁신 ▦문화융성 ▦민생안정을 4대 키워드로 잡았다. 이에 따라 복지, 문화, 안전 예산 증가율이 총예산 증가율(3%)를 넘어섰고, 반면 과잉 투자 논란을 빚었던 사회간접자본(SOC)과 전 정권 예산낭비 대표 사례인 자원개발 분야가 포함된 산업 부문 예산이 삭감됐다.
보건ㆍ복지ㆍ노동 6.2%↑
정부가 내년 예산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분야 중 하나가 보건ㆍ복지ㆍ노동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라 증가한 복지 수요에 대응하고 청년 일자리 사업에 힘을 쏟기로 하면서다. 일자리 예산이 올해보다 12.8% 급증하는 것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6.2% 늘어났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8%로 역대 최대다.
우선 기초생활수급자에 주는 생계급여(4인가구) 월 최대지급액이 105만원에서 127만원으로 늘어난다. 저소득층 주거비를 지원하는 주거급여가 2.4%, 저소득층 자녀 학비를 지원하는 교육급여가 1.4% 인상된다. 12개월 이하 아이를 둔 저소득 가정에 기저귀(월 3만 2,000원)와 분유(4만 3,000원)를 지원하는 사업도 내년부터 실시된다.
고령층 지원 사업도 폭넓어진다. 무릎 수술비 지원(최대 100만원) 대상이 올해 1,850명에서 내년 2,600명으로 늘고, 고령층 가사일 및 목욕을 돕는 돌봄서비스 대상자도 3만 8,000명으로 올해보다 7,000명 는다. 노인 일자리는 39만개(5만개 증가) 창출되고, 기초연금 수급자는 464만명에서 480만명으로 증가한다. 국가유공자 보상금이 올해보다 3.5% 인상된다.
보육 지원 대상 및 규모도 일부 확대된다. 맞춤형 보육반(하루 6~8시간 보육)을 이용하는 부모가 필요한 경우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월 15시간 긴급보육 바우처가 지급된다. 국공립 어린이집 150개, 직장 어린이집 137개가 새로 만들어진다. 엄마가 육아휴직을 했다 곧바로 아빠가 휴직을 이어가면 통상임금 100%(월 150만원 한도)를 지원하는 ‘아빠의 달’ 지원 기간은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난다. 무료 국가예방접종 대상에 자궁경부암 백신이 추가된다.
노동 쪽에서는 청년 일자리에 예산이 집중된다. 바이오, 태양광, 사물인터넷(IoT) 등 유망업종 대기업이 청년 1만명을 직접 교육하고 채용기회를 제공하는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에 418억원이, 임금피크제로 총인건비를 줄여 청년을 신규채용하는 기업에 청년 1인당 연 1,080만원이 지원된다. 실업급여가 실직 전 임금 50%에서 60%로 인상되고, 수급기간이 90~240일에서 120~270일로 연장된다. 단 실업급여는 10일까지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개혁 관련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예년 수준에 머물게 된다.
“이제 SOC는 충분”… 예산 6%↓
도로ㆍ철도ㆍ항만ㆍ신도시 건설 등 SOC 예산은 지난해보다 1조 4,950억원(6.0%) 줄어든 23조 3,119억원으로 책정됐다. 기획재정부는 “국토면적당 고속도로 길이가 주요20개국(G20) 1위를 기록하는 등 그 동안 SOC가 많이 축적된 점을 감안했다”며 “SOC 투자는 규모보다 효율성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분야별로 봐도 도로(9조 845억원→8조 3,720억원), 철도(7조 4,051억원→7조 1,828억원), 수자원(2조, 2731억원→2조 1,749억원), 물류ㆍ도시(3조 4,895억원→3조 2,339억원) 등 해운ㆍ항만(1조 6,643억원→1조 7,183억원)을 뺀 전 분야에서 예산이 줄었다.
교육 소폭, 문화 대폭 상승
교육 쪽에서는 정원 및 학사구조를 재편하는 대학 구조개편 사업에 예산이 대폭 증액된다. 일자리 수요에 맞춰 조직ㆍ구조를 개편하는 대학에 학교별로 최대 300억원이 지원되고, 산업체와 연계한 교육을 활성화하는 대학에 총 2,362억원이 지원된다. 자유학기제가 내년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되면서, 자유학기제 지원 특별 교부금이 523억원에서 684억원으로 증가한다.
정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해 문화ㆍ체육ㆍ관광 관련 예산의 증가율이 분야별 최고인 7.5%로 책정됐다. 여기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ㆍ도로 완공(3,418억원), 국가대표 종합훈련장 건립(1,154억원), 문화창조벤처단지 및 문화창조아카데미 구축(1,319억원), 군부대ㆍ농어촌 순회공연 지원(350억원), 외국소재 한국문화원에 한국문화 체험 운영(44억원) 등 사업이 포함됐다.
해외자원 예산 대폭 축소
산업ㆍ중소기업ㆍ에너지 부문 예산은 올해보다 2.0% 줄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대표적 실정(失政)으로 꼽히는 ‘사자방’(4대강ㆍ자원외교ㆍ방산비리) 중 하나인 해외자원 개발 관련 예산은 3,588억원에서 1,202억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대신 창업 2~5년차 ‘죽음의 계곡’(창업 후 판로확보 등 어려움으로 기업 생존율이 낮아지는 시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창업기업지원 자금이 1조 3,000억원에서 1조 5,000억원으로 증액된다.
안전ㆍ공공질서 예산도 17조 4,562억원으로 올해보다 3.0% 증가한다. 이 돈은 ▦경찰관 1,880명 증원 ▦ 구조헬기 2대 도입 ▦20여개 긴급신고 전화 3개(110, 112, 119)로 통합 등의 사업에 쓰인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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