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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20대 여성이 주로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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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20대 여성이 주로 당한다

입력
2018.01.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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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칭형 피해자 80% 이상 여성

20대 피해자는 여성이 90% 이상

많을 것 같은 60대 이상은 10% 남짓

대구 북부경찰서, 최근 범인 3명 검거

피해자 18명 전원이 20대 여성

사회경험 부족하고 뉴스 등에 무관심 탓

보이스피싱. 게티이미지뱅크
보이스피싱. 게티이미지뱅크

보이스피싱이 여전한 가운데 피해자의 80% 이상이 여성이고, 20대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피해자는 여성이 90%가 넘었다. 사회경험이 부족하고, 뉴스에 관심이 적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까지 1년간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기관 등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192건으로 확인된 피해자는 156명에 달한다.

이 중 여성이 129명으로 82.7%나 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94명(60.3%), 30대 32명(20.5%)로 20, 30대가 80.8%나 차지했다.

특히 20대 피해자 중에선 여성이 85명(90.4%)로 대부분이었다. 또 이들 피해자 85명 중 84명은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범에게 당했다.

반면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사건에선 남성이 59.4%로 여성보다 많고, 가계를 책임지는 40대(34.8%) 50대(28.5%)가 많았다.

대구북부경찰서는 최근 검찰 직원을 사칭해 무작위로 전화를 건 뒤 받는 사람에게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해 주겠다”고 속여 19명으로부터 2억9,000여 만원을 챙겨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사기 등)로 송모(20)씨 등 3명을 구속했다.

19명의 피해자 중 미수에 그친 1명을 제외한 18명 전원이 20대다. 송씨는 지난해 11월21일부터 20여 일간 김모(24ㆍ여ㆍ회사원)씨 등 20대 여성 16명으로부터 600만~2,600만원, 총 2억3,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또 송씨의 사회친구인 조모(20)씨도 20대 여성에게 모두 3,300만원을 편취했다.

유일하게 돈을 떼이지 않은 피해자는 37살 남성인 김모(37)씨였다. 김씨는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며 “3,000만 원을 맡기라”고 걸려온 전화를 받고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 범인이 눈치채지 않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동안 경찰에 신고했다. 돈을 건네기로 하고 약속한 장소에 매복해 있던 형사대는 범인인 함모(50)씨를 검거했고, 함씨를 통해 다른 2명의 범인도 붙잡을 수 있었다.

피해여성들은 “사기사건에 연루됐으나 사건번호를 확인하라”는 말에 속아 범인이 불러주는 가짜 정부기관 사이트에 접속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짜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된 사건접수증을 본 뒤 불안감에 범인이 시키는 대로 예금을 인출해 맡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은 사회경험이 부족하고 신문 방송은 물론 인터넷으로도 뉴스를 잘 보지 않는 20대 여성들이었고, 특히 수사기관을 사칭한 전화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정부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사건에 연루돼 예금이 위험하다는 전화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수상한 전화가 걸려오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경찰청(112)이나 검찰청(1301), 금융감독원(1332)으로 문의할 것을 당부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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