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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탐내는’ 인간과 고양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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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탐내는’ 인간과 고양이 이야기

입력
2016.09.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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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묘인간의 순(soon) 작가와 반려묘 미유(오른쪽)과 단행본으로 출간된 탐묘인간 표지. 순 작가 제공
탐묘인간의 순(soon) 작가와 반려묘 미유(오른쪽)과 단행본으로 출간된 탐묘인간 표지. 순 작가 제공

분명 웹툰인데 그의 그림에는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난다. 연필로 그린듯한 그림은 일상 생활뿐 아니라 과거를 넘나드는 판타지를 가미한 고양이 이야기에도 잘 어울린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뿐 아니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웹툰 ‘탐묘인간(貪描人間·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뜻)’. 2011년부터 2년간 온라인에서 연재됐고 최근 단행본으로 나올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은 순(soon)작가만의 작업과정과 독특한 소재에 있다.

탐묘인간 그림의 아날로그적 느낌은 콩테 연필에서 나온다. 콩테로 스케치를 하고 스캔을 한 다음 포토샵을 통해 색을 입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태블릿에 그리면 그림 수정도 쉽지만 콩테로 그린 스케치는 다시 처음부터 작업을 해야 하니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순 작가는 “콩테로 시작했기 때문에 완결될 때까지 그 느낌을 유지하고 싶었다”고 했다.

순 작가가 키우는 앵두와 탐묘인간 이미지. 디자인=김경진기자 jinjin@hankookilbo.com
순 작가가 키우는 앵두와 탐묘인간 이미지. 디자인=김경진기자 jinjin@hankookilbo.com

탐묘인간에 나오는 주인공 고양이는 순 작가가 키우는 반려묘인 열두 살 미유와 앵두다. 두 고양이와의 만남을 순 작가는 묘연이라고 표현했다.

“슈퍼마켓을 가는데 너무 못생기고 마른 고양이가 있었어요. 이사가면서 버렸다고 들었는데 구걸하듯 매달리는 게 안쓰러웠지만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았어요. 2주가 지나도 고양이는 거리를 배회했고, 결국 가족이 되었습니다.”

둘째 앵두는 포털 사이트의 고양이 카페를 들락거리다 공원에서 박스 안에 담긴 채 구조된 새끼 고양이의 사연을 보고 마음이 뺏겨 데려오게 됐다.

순 작가에게 두 고양이와의 인연은 고양이 그림, 역사 등 고양이뿐 아니라 동물 전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됐다. 가장 인기가 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인 ‘임금님의 고양이’편은 조선시대 숙종과 고양이의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한국고전번역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탄생한 경우다.

조선시대 숙종과 고양이의 이야기를 다룬 ‘임금님의 고양이’편 이미지. 순 작가 제공
조선시대 숙종과 고양이의 이야기를 다룬 ‘임금님의 고양이’편 이미지. 순 작가 제공

순 작가는 지난 10년간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바뀐 만큼 고양이를 돌보는 캣맘과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곳에는 고양이가 모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는 게 순 작가의 생각이다.

웹툰의 특징은 독자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순 작가도 처음에 고양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싶어 블로그에 올렸고, 독자가 늘어나면서 웹툰 연재로 바꾸게 됐다. 그는 “고양이의 시간이 사람의 시간보다 빨리 가는 것이 불안했고,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관련 내용의 웹툰을 그렸는데 공감해주는 독자들로부터 오히려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순 작가와 동거하는 미유와 앵두. 순 작가 제공
순 작가와 동거하는 미유와 앵두. 순 작가 제공

순 작가는 동물병원 이야기를 담은 차기작으로 돌아온다. 직접 동물병원에서 취재를 한만큼 생생한 동물병원 사람들과 동물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그냥 귀여워서 막연하게 동물을 데려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뻐서 보는 시간 이외에 동물을 위해 노력하고, 감수해야 할 부분들이 더 많다는 걸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순 작가가 말하는 탐묘인간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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