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람들은 누리소통망(SNS)을 통하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 대화의 한 방식으로 누군가가 글을 올리면 읽는 이들은 호감의 표시로 ‘좋아요’를 누른다.
그런데 ‘좋아요’를 누르면, 그 다음부터 해당 글에 “○○○님이 좋아했습니다.”라는 글귀가 달린다. ‘좋아했습니다’는 과거에 좋아했다는 뜻일 뿐이니, 이 표현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누군가 ‘좋아요’라고 했다면 지금도 좋아하는 것이고, 그러니 ‘좋아합니다’라고 말할 일 아닌가.
이를테면 누군가로부터 “널 좋아해”라는 고백을 들었다고 하자. 그런 상대방의 마음을 두고 “그가 나를 좋아한다”라고 하지, “그가 나를 좋아했다”라고 하지는 않는다. 상대방이 고백한 일 자체를 가리켜서는 “그가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그가 나를 좋아했다”라고는 하지 않는다.
‘좋아요’를 누른 일은 “널 좋아해”라고 고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그가 나를 좋아한다”라고 말하듯이 “○○○님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라고 해야 하며, 아니면 “○○○님이 ‘좋아요’라고 했습니다”라고 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님이 좋아했습니다”는 부적절한 표현이다.
이 이상한 표현은 영어의 ‘liked’를 직역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옮긴다면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정도일 텐데, 어법을 무시하고 ‘좋아했습니다’라고 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누리소통망의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하루 빨리 운영자가 “○○○님이 ‘좋아요’라고 했습니다.”, “○○○님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또는 “○○○님이 이 글을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처럼 우리말 어법에 맞는 표현으로 바꾸어 주었으면 한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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