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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애가 교육제도 실험대상 돼야 하나” 곳곳서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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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애가 교육제도 실험대상 돼야 하나” 곳곳서 한숨

입력
2017.09.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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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고1학부모 “학교도 모른다니 엄마라도 직접 공부하는 수밖에…”

바뀐 수능 볼 중2 학부모들도 발길

8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 주최로 서울 중구 종로학원 본원에서 열린 ‘2018 고교선택 및 대입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예비 고1 학부모들이 자료집을 들여다보며 업체 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8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 주최로 서울 중구 종로학원 본원에서 열린 ‘2018 고교선택 및 대입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예비 고1 학부모들이 자료집을 들여다보며 업체 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교육제도가 걸핏 하면 바뀌니 우리 아이가 정부의 실험대상이 된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 종로학원 본원을 찾은 중3 학부모 이은주(46)씨는 입구에서 나눠 준 ‘2018 고교선택 및 대입전략 긴급설명회’란 제목의 약 70쪽짜리 안내 책자를 받아 들고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폐지 방침을 밝힌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데다 최근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유예로 학습 방향에 갈피를 못 잡는 자녀를 대신해 이날 긴급설명회에 참석했다는 이씨는 “학교에서도 아직 교육당국의 지침을 잘 모른다고만 해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중3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 이날 긴급설명회에는 참가자 500여명이 성시를 이뤘다. 특히 지난달 31일 현 중3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겠다는 교육부 발표 이후 열린 첫 대규모 입시설명회였던 만큼 학부모들의 혼란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날 긴급설명회에선 ‘교과과정ㆍ수능 엇박자’에 대한 우려, 수능 절대평가로 인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강화 등 수능 개편 유예로 현 중3이 겪어야 할 입시변화들이 중점적으로 소개됐다. 발표를 맡은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만약 내년 8월 발표될 수능 개편안에 내신 절대평가 등 막강한 정책이 포함되면 중3들의 혼란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공통사회ㆍ공통과학 등 수능에선 제외되지만 교육과정에 신설되는 과목에 대해선 “내신에 반영되므로 부담이 클 수 있지만 교재도 아직 확정이 안 된 상황에서 무작정 학원 문을 두드리는 등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수능 절대평가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상황에서 정시 변별력이 사라질 전망인 만큼 내신이 유리한 일반고에 진학할지 학종 관리에 유리한 자사고ㆍ외국어고에 진학할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최근 자사고ㆍ외고 등의 폐지 논의에 대해 임 대표는 “이미 원서접수를 시작한 현 중3은 (폐지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과거 입시 통계를 참조해서 진학 여부를 결정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한 뒤 “다만 정부의 발표를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설명회에는 당장 고교 입시를 앞둔 중3외에도 중2 학부모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교육부가 이르면 내년 고교 입시부터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의 우선선발권을 없앤다고 밝힘에 따라 당장 내년에 고교를 선택해야 하는 중2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상황 때문이다. 중2는 고교 진학 혼선뿐 아니라 수능 개편 유예로 새로운 수능의 첫 적용 대상자가 되기도 해 최근 교육제도 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학년이다.

이날 설명회가 끝난 뒤 중2 학부모 이일랑(49)씨는 “현재로서는 학종 관리를 잘 해 주는 자사고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폐지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입시제도를 넋 놓고 바라만 보다가는 엄마들이 바보가 되는 것 같다”며 “중간중간 입시설명회가 있을 때마다 일일이 챙기면서 공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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