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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이른둥이’ ‘따라쟁이’

입력
2015.12.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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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예정일보다 이르게 태어나는 아이가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을 가리켜 ‘이른둥이’라 한다. 그런데 이들의 상당수는 2.5㎏이 채 안 되는 체중으로 태어나 면역력이 약할 뿐만 아니라 건강하지 못하다. 이로 인해 이들을 ‘미숙아’라 했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미숙아’의 부정적 의미 때문에 ‘이른둥이’라는 새말로 대신하여 쓰고 있다.

‘이른둥이’는 ‘이른’ 뒤에 ‘-둥이’를 결합하여 만든 말이다. 그런데 ‘-둥이’는 접미사로서 ‘귀염둥이’ ‘막내둥이’ ‘바람둥이’ 등에서처럼 ‘귀염’ ‘막내’ ‘바람’ 등의 명사 뒤에 결합하여 새말을 만들어 낸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용언 ‘이르다’의 관형형인 ‘이른’ 뒤에 접미사 ‘-둥이’를 결합한 ‘이른둥이’는 어법에 맞지 않는다.

‘이른둥이’처럼 어법에 맞지 않는 새말의 예로 ‘따라쟁이’를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다. ‘따라쟁이’는 ‘무엇인가 따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따라’ 뒤에 ‘-쟁이’를 결합하여 만든 말이다. 그런데 ‘-쟁이’는 접미사로서 ‘겁쟁이’ ‘멋쟁이’ ‘그림쟁이’ 등에서처럼 ‘겁(怯)’ ‘멋’ ‘그림’ 등의 명사 뒤에 결합하여 새말을 만들어 낸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용언 ‘따르다’의 연결형인 ‘따라’ 뒤에 접미사 ‘-쟁이’를 결합한 ‘따라쟁이’는 어법에 맞지 않는다.

이렇듯 어감만을 고려한 채 어법에 맞지 않게 만들어 쓰는 새말이 적지 않다. 이 가운데 어떤 것은 언중의 공감을 얻어 오랫동안 쓰이기도 한다. ‘새내기’ ‘먹거리’ 등이 그런 예이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잠시 쓰이다가 사라진다. 새말을 만들어 쓸 때에는 그 어법까지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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