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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남상태, 해외법인 통해 비자금 조성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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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남상태, 해외법인 통해 비자금 조성 정황

입력
2016.06.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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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창 물류업체와 운송계약

일감 몰아주고 얻은 이익금

남상태 측으로 재유입 단서

해외법인도 페이퍼컴퍼니 가능성

남상태 차명으로 운영했을 수도

“檢, 혐의 상당 부분 파악한 단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임 시절 지인이 운영하는 물류업체 두 곳에 일감 몰아주기 등의 특혜를 제공한 뒤, 관련 해외법인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되는 해당 해외법인들이 사실상 남 전 사장의 차명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대우조선해양과 해상화물운송업체인 인터렉스메가라인ㆍ티피아이메가라인 사이에서 오간 자금 흐름을 들여다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남 전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07년 10월, 중국 법인이 생산한 블록에 대한 10년 독점 운송계약을 인터렉스와 체결했다. 2008년 7월에는 티피아이와도 두번째 대형 수송선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의 지배회사인 휴맥스해운항공은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인 정모씨가 최대 주주(지분율 35.97%)인 회사로, 이 때문에 그 동안 특혜 의혹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장기간의 내사를 거쳐 대우조선해양과의 거래로 발생한 두 회사의 이익금 일부가 해외로 송금됐다가 다시 남 전 사장 측으로 흘러 들어간 단서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인터렉스의 지분 13.21%는 싱가포르 소재 T사(2007년 4월 설립)가 보유 중이었고, 티피아이 지분 15%도 역시 싱가포르에 있는 M사(2008년 5월 설립)가 갖고 있어 ‘주주배당’의 형식으로 이들 해외법인에 자금이 건네졌다. 검찰은 T사와 M사가 모두 대우조선해양과의 계약시점과 비슷한 무렵 세워졌고 싱가포르 내 주소도 동일하다는 점에서,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세탁 통로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T사의 인터렉스 지분은 남 전 사장이 물러난 이후인 2013년 6.34%로 줄어들었고, 대우조선해양 부실 문제가 터진 지난해에는 모두 처분됐다.

정씨 측에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금 흐름은 또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09년 10월 자회사 디섹을 통해 부산국제물류(BIDC)의 지분 80.2%를 인수했는데, 나머지 지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10%를 휴맥스해운항공의 싱가포르 소재 자회사인 S사가 가져가 2대 주주가 됐다. S사의 설립 시기는 같은 해 11월로, 사실상 BIDC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됐을 가능성이 크다. 2011년 3월에는 정씨의 고교 동문으로 휴맥스해운항공의 주요 주주이자 티피아이의 고문이었던 이모씨가 BIDC 사외이사에 선임되기도 했다.

특히 검찰은 2011년 7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BIDC 주주(지분율 36.36%)가 된 N사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보다 석 달 전 싱가포르에 설립된 N사는 지분구조상 휴맥스해운항공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나 소재지가 TㆍM사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2012년 3월 퇴임이 예정된 남 전 사장을 위해 N사가 설립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N사의 지분 일부는 남 전 사장이 차명으로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이름만 다를 뿐 동일회사나 마찬가지인 해외 페이퍼컴퍼니 4곳으로 인터렉스와 티피아이, BIDC 등의 주주배당금이 송금된 것이다. 검찰은 이 가운데 수십억원 가량이 다시 국내로 송금돼 남 전 사장 측으로 전달됐다고 보고, 구체적인 자금 흐름을 좇고 있다. 사정기관의 한 인사는 “검찰이 이미 남 전 사장의 혐의를 상당 부분 파악한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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