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출근 시간에 쫓기는 승용차 운전자들에게 히터로 차량 앞 유리 성에가 제거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고역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성에 제거를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열선이 보이지 않는 투명유리를 만드는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투명 발열유리 특허출원 건수는 모두 192건으로, 연간 출원건수가 2006년 10건에서 2015년 4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는 연간 10여건 안팎이었으나 2012년 23건, 2013년 19건, 2014년 32건, 2015년 45건으로 갈수록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신소재 발열체를 적용한 신제품 생산기술이 많이 출원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차량 뒷유리에 장착해 온 니크롬 열선은 시야를 방해해 앞유리에는 쑬 수가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투명발열유리 기술은 초창기 니크롬 열선 대신 주로 인듐주석산화물(ITO)로 만든 초박막형 면상 발열체를 주로 이용했다. 이 기술은 전기전도성과 빛의 투과성이 우수한 반면 재료가 비사고 쉽게 부서지는 ITO의 특성에 따라 큰 유리에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가 등장하면서 투명유리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다. 낮은 전력으로 유리를 순식간에 섭씨 80도로 가열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생산기술들이 잇따라 출원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투명발열유리 출원인을 보면 내국인이 115건으로 외국인(77건)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원 주체로는 기업체가 137건으로 가장 많고 개인 20건, 연구소 19건, 대학 16건 등 순이다.
다출원자는 프랑스 생-고벵 글래스가 51건으로 가장 많고 엘지화학 19건, 파루 8건, 엑사테크 6건, 한국기계연구원과 티지오테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각 4건으로 집계됐다.
특허청 마정윤 전자부품심사과장은 “투명발열유리는 히터 가동시 전력 소모가 심한 전기자동차에는 필수적이고 차량뿐 아니라 태양열 집열판, 항공기, 헬멧 등 용도가 매우 다양하다”며 “시장 선점을 위해 제품 생산 업체간 기술개발 및 권리보호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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