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9곳 1년치 예산 추경편성
나머지 8곳은 “정부 책임” 고수
경기도교육청은 전액 편성 안 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됐음에도 보육대란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추경으로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을 편성하기는 했지만 17개 시도교육청 중 절반은 여전히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확보하지 않은 상태다.
국회를 통과한 추경에는 누리과정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지만 교육환경개선비 등이 포함돼 우회적으로 시도교육청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 1,641억원만 추가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추가경정예산안을 경기도의회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안은 현재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경기도는 어린이집 누리예산 5,459억원 가운데 두 달치 예산(910억원)을 준예산으로 집행한 이후 몇 개월 치 운영비 등을 임시변통으로 막고 있는 실정이다. 어린이집은 카드사가 누리과정 지원비를 먼저 대납하고 사후 사회보장정보원을 통해 보전 받는 방식으로 예산 지원이 이뤄져 카드사가 부담을 감당하고 있는 구조라 사상누각 형국이다. 쉽게 말해 ‘카드 돌려 막기’인 셈이라 똑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보육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시교육청도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을 추경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은 6월부터 4개월 분의 누리예산을 긴급 편성해 지원했으나, “돈이 없다”는 이유로 10월 이후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모두 반영하지 않고 있다. 강원도의회는 지난달 말 미편성된 누리과정 예산을 추경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강원도교육청은 “국가 예산으로 별도 편성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전북교육청 역시 “어린이집은 교육청 소관이 아니다”라며 어린이집 예산을 전액 편성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전남(5개월) 경남(8개월) 제주(9개월) 인천(11개월)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예산을 일부만 편성한 상태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기정예산(의회가 이미 확정한 예산) 대비 4,352억원이 증가한 8조5,681억원 규모의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5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재원 부족으로 7.4개월분만 편성했던 어린이집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지원비를 12개월 전액 편성하는 안이다.
현재 누리예산을 유치원과 어린이집 가리지 않고 전액 편성한 시도교육청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울산 대전 세종 경북 충남 충북 등 총 9곳이다. 세종은 10개월치 어린이집 누리예산을 확보했고, 남은 2개월은 예비비로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 여부와 상관없이 시도교육청들은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부율을 늘리거나 누리과정 소요액을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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