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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내려다 본 근대화 직전 서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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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내려다 본 근대화 직전 서울의 모습

입력
2014.12.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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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사 대리가 1884년경 촬영

양상현 교수, 美 대학 도서관서 찾아

"도로망ㆍ체계 볼 수 있는 귀한 자료"

1884년~1885년 남산에서 찍힌 한성(서울)의 전경으로, 근대화 이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의 ①은 북악산 아래에 자리한 경복궁이다. 근정전, 경회루가 보인다. ②광화문 아래로 육조거리(세종로)가 또렷하다. 양옆엔 민가들이 있다. ③지금은 헐리고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이 들어선 남별궁. ④보신각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큰 길로 현재의 남대문로다.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제공
1884년~1885년 남산에서 찍힌 한성(서울)의 전경으로, 근대화 이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의 ①은 북악산 아래에 자리한 경복궁이다. 근정전, 경회루가 보인다. ②광화문 아래로 육조거리(세종로)가 또렷하다. 양옆엔 민가들이 있다. ③지금은 헐리고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이 들어선 남별궁. ④보신각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큰 길로 현재의 남대문로다.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제공
1988년대 남산에서 찍힌 한성(서울)의 전경
1988년대 남산에서 찍힌 한성(서울)의 전경
1990년대 남산에서 찍힌 한성(서울)의 전경
1990년대 남산에서 찍힌 한성(서울)의 전경

대한제국이 수립되기 직전 한성(서울)의 전경을 찍은 사진이 발견됐다. 근대화 이전 조선 수도 한성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북악산 아래 경복궁 근정전, 광화문, 육조거리 등이 또렷하다. 지금은 없어진 남별궁(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자리)도 확인돼 당시 한성의 모습을 복원, 연구하는 데 학술적 가치가 높다.

건축사를 연구하는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는 1884~1885년에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전경 사진을 8일 공개했다. 당시 미국 공사대리였던 조지 클레이튼 포크 중위가 남산에 올라 찍은 것이다. 양 교수는 “근대화가 시작되기 전 한성의 전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유일한 사진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사진은 상태가 양호해 사료가치가 높다. 양 교수는 “규모가 큰 건물은 대강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라며 “당시의 거리망과 도로체계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3차원 시각자료”라고 설명했다.

사진을 보면 병풍처럼 장엄하게 펼쳐진 북악산 밑자락 중앙에 근정전과 경회루가 있다. 그 아래로 광화문을 필두로 한 육조거리(현재의 세종로)가 펼쳐진다. 양 옆으로 키 낮은 민가가 빽빽하다. 사진의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를 가르는 길은 보신각에서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남대문로다.

현재는 헐리고 없는 남별궁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의 소공동 조선호텔 자리다. 남별궁은 태종의 딸 경정공주가 거처해 ‘소공주댁’으로 부르다가 선조 때 의안군의 신궁이 되면서 남별궁이 됐다.

최초의 근대 공학 교육이 이뤄졌던 경성공업전습소. 한복을 입고 건축 설계를 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제공
최초의 근대 공학 교육이 이뤄졌던 경성공업전습소. 한복을 입고 건축 설계를 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제공
19세기말 전차 개통 당시 종로 정류장.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제공
19세기말 전차 개통 당시 종로 정류장.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제공

양 교수는 이 전경 사진을 미국 럿거스대 도서관에 소장된 ‘그리피스 컬렉션’에서 찾았다. 그리피스 컬렉션은 일본에서 3년 6개월간 교육자로 머문 것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자료를 방대하게 수집했던 미국의 학자 윌리엄 그리피스(1843~1928)가 남긴 사료다. 양 교수는 2008년 럿거스대의 초빙으로 이 대학에서 연구하던 중 유영미 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의 소개로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 관련 사진 자료를 확인했다.

양 교수는 “컬렉션 중 한국 근대 사진자료 590여장 전량을 찍어왔고 교차 확인 결과 이 중 350여장은 국내에서 공개된 적이 없는 희귀본이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이들 사진 자료 중 60여장을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우재단빌딩에서 열리는 한국근현대사학회 월례발표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양 교수는 19세기 말 서울 전경 사진 외에도 명성황후 국장 행렬, 1899년 개통된 종로 전차 정류장 풍경, 최초의 근대 공학 교육 현장인 경성공업전습소 등 희귀 사진을 발표한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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