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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엔 ‘북핵 3원칙’ 재확인…北엔 “원유공급 중단”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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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엔 ‘북핵 3원칙’ 재확인…北엔 “원유공급 중단” 압박

입력
2017.04.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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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정상회담 나흘 만에

트럼프와 통화 평화 해결 강조

환구시보 “추가도발 감행 땐

안보리 원유공급 제한 찬성”

힘 우열 과시 트럼프에 견제구

위기관리 능력 부각 의도도

지난 7일 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지난 7일 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중국이 한반도 무력충돌 위기 고조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 쪽에서 되려 강경한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고, 오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전후한 북한의 추가도발 우려도 커지면서 다급해진 분위기가 뚜렷하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거듭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을 강조하고, 관영매체가 ‘최후 카드’로 여겨지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한 건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 주석은 1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비핵화, 평화ㆍ안정 유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기존의 3원칙을 분명히 했음을 강조했다. 대북 선제타격을 비롯해 무력을 통한 해법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명확히 밝혔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미중 정상회담 나흘만에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다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는 것 자체가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한반도 내 무력충돌을 최악의 상황으로 상정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독자행동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을 찾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우리 정부 인사들에게 미측에 자제를 요청해달라고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관영매체가 대북 압박의 최후수단인 원유공급 중단 카드를 꺼내든 것도 마찬가지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이 이달내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추가도발을 감행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대북 원유공급을 엄격히 제한하자는 데 찬성표를 던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무력 사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강조한 대목까지 감안하면 북한을 향해 상황을 오판하지 말라는 최고 수준의 경고를 한 셈이다. 보기에 따라 다급해진 중국이 미국의 오랜 요구사항인 원유공급 중단을 대변한 것으로도 읽힌다. 중국 군 당국이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비해 북중 접경지역을 관할하는 북부전구는 물론 나머지 4개 전구에도 전비태세를 내렸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르는 것 역시 중국이 어느 정도 긴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위기 상황과 관련해 시 주석이 전면에 나선 모양새가 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과 전화통화에서 거듭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 것은 힘의 우열을 과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견제구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결과적으로 무력 충돌을 피하게 될 경우 올 가을 2기 체제 출범을 앞둔 시 주석의 위기관리 능력이 부각되면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수도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지난해부터 줄곧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을 우려해왔지만 그 어느 때보다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는 건 분명하다”라며 “형식과 내용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북한을 향해선 전례없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미국에 대해서도 자중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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