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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스마트한 삶을 위한 스마트 디자인

입력
2016.09.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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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핀테크 등 신기술이 현대사회를 새롭게 구조화하고 있다. 이 구조화 중심에 바로 ‘스마트’라는 키워드가 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스마트ㆍsmart’는 ‘똑똑한, 영리한’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 형용사는 휴대폰, 시계같이 우리 신체와 가장 가까운 기기에서부터 조명, 창문, 자동차 같은 생활용품에 붙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집, 도시에까지 무한히 확장되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스마트조명, 스마트윈도, 스마트카, 스마트홈, 스마트시티는 우리에게 이전과는 다른 생활양식을 제공한다. 우리가 ‘스마트’라는 단어에서 연상하는 ‘편리하고 효율적인’ 삶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하게 즐기는 삶’ ‘저절로 이루어지는 삶’이 우리가 꿈꾸던 ‘스마트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기술의 발전이 실용적인 삶을 가능하게 했다는 관점이 존재한다면, 신기술이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했다는 비판적인 관점도 공존한다. 실제로 현대인은 비만과 질병 등 신체적 건강 문제, 활성화된 온라인 소통과 반대로 줄어든 대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만성적 정서적 고립과 우울감에 시달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도 중대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이 느끼게 되는 소외감은 단순히 일부 기술 소외계층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는다. 바로 얼마 전, 세상을 뒤흔들었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의 대결을 통해 대다수의 사람이 느꼈던 위기감을 반추해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인간만의 고유영역이라고 믿었던 지적 정서적 판단을 대신해줄 수 있는 인공지능의 대두에 많은 이들은 불안감을 느꼈다. 인간의 존재는 더 이상 갈 곳을 잃고 자기 삶의 주체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도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위기의식이 찾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기술(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이 새로운 과제로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스마트한 삶’이란 어떠한 것일까. 오는 22일부터 10월 2일까지 ‘Smart City, Smart Design, Smart Life'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2016서울디자인위크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부터 출발한다.

2016서울디자인위크는 ‘스마트한 삶’에 대한 질문을 5가지로 구분하여 논의를 펼친다. 시간과 비용, 자원을 절약할 수 있게 하는 ‘효율적인 삶’, 기술과 인간, 산업과 자연, 개발과 보전, 첨단과 전통 사이의 균형을 실천하는 ‘조화로운 삶’, 자기 삶의 온전한 주체로서 자아실현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율적 삶’, 생명을 지닌 모든 것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공동운명체로서 공감ㆍ공유ㆍ공생할 수 있는 ‘더불어 함께 사는 삶’, 탄소와 쓰레기 발생의 최소화를 위해 요구되는 불편을 감수하며 노력하는 ‘지속 가능한 삶’이 그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한 삶’은 ‘효율적인 삶’ 이상의 개념이며, ‘스마트한 삶’을 위해 기여하는 ‘스마트 디자인’은 ‘효율 편리 균형 건강 참여 행복 살핌 공생 안전 살림’ 등 10가지 요건으로 요약된다. 이는 현대사회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행위를 통해 추구해야 할 책임과 역할 및 행동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들이 반영된 것이다.

즉, 사회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동하는 이 시대에 스마트 디자인은 함께 사는 삶,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넘어야 할 수많은 이슈를 조화롭게 풀어낼 수 있는 문제 해결의 방법론이 된다. 결국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한 디자인은 ‘영리하고 똑똑한 디자인을 넘어서 지혜를 겸비한 디자인(Smart beyond Smart)’이 될 것이다.

이나미 서울디자인위크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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