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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지도부, 트럼프 낙마 위해 특단의 ‘중재 전당대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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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지도부, 트럼프 낙마 위해 특단의 ‘중재 전당대회’ 검토

입력
2015.12.1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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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적 막말과 기행으로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인기가 높아지지만, 히스패닉과 무슬림 계층의 강력한 반발로 본선 경쟁력은 형편없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최종 후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화당 지도부가 특단의 대책을 검토 중이다. 9일 뉴욕시청에서 미국 종교계 인사들이 모여 트럼프의 막말을 성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종차별적 막말과 기행으로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인기가 높아지지만, 히스패닉과 무슬림 계층의 강력한 반발로 본선 경쟁력은 형편없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최종 후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화당 지도부가 특단의 대책을 검토 중이다. 9일 뉴욕시청에서 미국 종교계 인사들이 모여 트럼프의 막말을 성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지도부가 당내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후보 지명을 막기 위해 68년만에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중재 전당대회란 예비선거에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는 후보가 나서지 않을 경우 지도부가 사실상 나서 본선에 나설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제도다.

민의를 반영하되 ‘중우(衆愚) 정치’를 막기 위한 미국 특유의 제도적 장치인데 공화당은 1948년, 민주당은 1952년 각각 마지막 중재 전당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포퓰리즘적 막말과 기행으로 30%를 넘는 지지율을 기록, 트럼프가 유력한 주자이긴 하지만 본선에서는 절대로 민주당 후보로 예상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1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이 지난 7일 주최한 만찬에서 공화당 유력 인사 20여명과 함께 트럼프 돌풍의 대책으로 중재 전당대회 준비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회의에 참석한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 만찬에서 몇몇 공화당 주류 실세들이 ‘트럼프가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당 지도부는 (중재 전당대회를 위한) 원내 싸움에 대비한 준비 작업을 해야 하며 당내 주류 인사들이 대체 후보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이런 대화가 오가는 동안 ‘반(反)트럼프’움직임에 어떤 지지의 신호도 보내지 않았지만, 만찬이 끝날 무렵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함께 중재 전당대회 대비 필요성에서 동의했다고 WP는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중재 전당대회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현재 후보 경선에 뛰어든 공화당 후보들의 자금력이 넉넉한 편이어서 예비선거 초반 부진에도 레이스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중재 전당대회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편이라고 전망했다.

당 지도부의 중재 전당대회 대비설에 비주류 주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는 일단 WP에 중재 전당대회 가능성과 관련, “중재 전당대회까지 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에 그렇게 된다 해도 끝까지 갈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그동안 당이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으면 언제든 탈당해 제3당 또는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당의 중재 전당대회 준비 움직임이 구체화될 경우 탈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와 함께 양대 아웃사이더 돌풍의 주인공인 신경외과 의사출신 벤 카슨도 이날 처음으로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카슨은 성명에서 “당 지도부가 당 자체를 파괴하길 원한다면 오늘 아침, 이 순간에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종류의 모임을 가질 것”이라면서 “워싱턴포스트 보도가 틀리길 기도하며, 만약 사실이라면 변화를 원하는 모든 유권자는 자신들이 배신당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트럼프가 당을 떠나는 유일한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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