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소금)뿐만 아니라 칼륨도 고혈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나트륨은 혈압을 올리지만 칼륨은 반대로 낮춘다는 것이다. 칼륨은 고구마 콩 토마토 버섯 호박 미역 시금치 쑥 부추 상추 바나나 참외 등 채소와 과일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20세 이상 남녀 2만4,096명의 나트륨ㆍ칼륨 섭취량과 혈압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나트륨 섭취가 1㎎/㎉ 늘어날 때마다 확장기 혈압(최저 혈압)이 0.21㎜Hg 올라갔고, 칼륨 섭취가 1㎎/㎉ 늘어날 때마다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이 1.01㎜Hg씩 내려갔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트륨과 칼륨 섭취량 중간 값(나트륨 2,302.9㎎/1,000㎉, 칼륨 1,507.8㎎/1,000㎉)을 기준으로 저나트륨ㆍ고칼륨군, 고나트륨ㆍ고칼륨군, 저나트륨ㆍ저칼륨군, 고나트륨ㆍ저칼륨군으로 분류했을 때 저나트륨ㆍ고칼륨군에 비해 저나트륨ㆍ저칼륨군은 140/90㎜Hg 이상으로 혈압이 높은 군이 될 확률이 1.19배, 고나트륨ㆍ저칼륨군은 1.21배 높았다.
나트륨을 적게 섭취하는 사례인 저나트륨ㆍ저칼륨군 혈압이 높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각 무기질 섭취 절대량 못지않게 나트륨ㆍ칼륨 섭취 비율 역시 혈압에 중요한 요인일 수 있음을 뜻한다.
박 교수는 “상대적으로 칼륨 섭취가 낮은 군은 비타민C 섭취량도 낮았다”며 “이는 칼륨 공급원인 채소와 과일 섭취가 낮음을 간접적으로 반영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즉, 나트륨 섭취가 많은 사람과 칼륨 섭취가 부족한 사람은 칼륨 섭취를 늘림으로써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나 칼륨 배설과 관련된 약을 먹고 있는 사람은 칼륨을 많이 섭취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본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칼륨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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