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는 지금 물과 씨름 중이다. 지난 16일 300mm 이상의 집중 호우가 청주를 비롯한 충북 지역을 덮치며 온 세상을 물바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폭우로 6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심각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22년만의 폭우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비 피해에 신음하는 청주 시민들은 현재 복구 작업에 열중이다. 이들은 무너진 삶의 터전을 되찾고 한시라도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쉼 없이 분투하고 있다.
삶의 터전 되찾기 위해 몸소 나선 시민들
불과 4~5시간 만에 집과 일터가 물에 잠기는 걸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던 청주 시민들은 비가 그치기 무섭게 복구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바가지나 양수기로 물을 퍼내고 물에 젖은 가재도구들을 손수 말렸다.
충북도에 따르면 18일 오전 기준으로 주택 786동이 반파되거나 침수됐으며 농경지 2,959ha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현재까지 집계된 집중호우 피해 추정액은 172억 원이지만 조사가 진행 중이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리 주저앉고 도로에 싱크홀도… 콘크리트도 강한 빗줄기엔 속수무책
이번 호우로 주택뿐만 아니라 도로, 다리 등의 기반시설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충북도에 따르면 상하수도 20개소, 도로 14개소가 물 피해를 입었으며 지하차도와 공공폐수처리시설, 하천 등을 복구하는데 53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청주 시청과 군청에서는 인력과 포크레인, 트럭 따위의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외곽 지역은 도심은 어느 정도 복구가 이뤄졌지만 외곽 지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한편 청주에서 도로 보수 작업을 하던 인부가 작업 중 사망한 소식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샀다.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도로보수원 박모(50)씨는 지난 16일 오후 청주시 오창읍 오창사거리에서 파손된 도로 보수작업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중 쓰러졌다. 박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재민 445명… 끊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
물난리에 마비가 된 청주 및 피해지역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군인과 경찰, 자원봉사자 등이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은 쓰레기를 치우거나 물에 떠내려온 폐자재 등을 수거하고 진흙으로 뒤덮인 길을 청소하며 폭우가 휩쓴 흔적을 지워나가고 있다.
식수∙전기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재민들을 위한 물질적 지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수인성 질병 등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차량 25대를 동원해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비상 급수 차량도 가동 중이다.
한편 이번 폭우로 청주와 괴산 등지에서 44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8일 오전 기준으로 298명이 귀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북 수해 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될까?
수해에 놀란 민심을 달래고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정부∙정계 인사가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이낙연 국무총리,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등 인사들이 청주시를 찾아 참상을 눈으로 직업 확인했다.
이날 이 총리는 청주를 비롯해 수해지역의 피해현황을 신속히 파악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의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구호와 복구에 필요한 행정, 재정 등에 대한 특별지원을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다. 이 총리는 또한 복구작업에 총력을 다할 것을 지자체와 관계부처에 당부하며“피해조사를 신속히 진행해 재난 안전특별교부세 등 재난복구 예산을 속히 지급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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