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개관 당시 ‘예술 중심지’란 브랜드를 되찾고 싶다. 세종문화회관의 전시 공연 이벤트라면 믿고 찾는 수준까지 만들겠다.”
이승엽(53)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취임 1개월여 만에 청사진을 밝혔다. 수년간 세종문화회관의 침체와 부진이 문제제기돼 왔던 만큼 세종문화회관 산하 9개 예술단의 체질을 강화하고, 시민 참여형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명실상부한 예술명가 재건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은 예술의전당 공연장운영부장, 하이서울페스티벌 예술감독, 한국예술경영학회 회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학과 예술경영전공교수 등을 역임했다. 예술경영 관련 학술활동은 물론, 문화예술분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현장통’으로 꼽힌다.
먼저 그는 “지난 10여년간 세종문화회관은 구조조정 등 내부적으로 생채기가 많았고, 외부에선 무관심하거나 적대적·회의적이었다”며 “최우선으로 ‘안정’ ‘예술공간으로써의 브랜드 강화’ ‘협업하는 조직’으로 변화하는데 중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기획 능력을 강화해 현재 30% 미만인 자체 기획공연(대극장 기준)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 사장은 “9개 예술단이 있지만 이렇다 할 브랜드 작품은 없었다”며 “작품 공모, 전문가 워크숍 등 다양한 작품 개발 방식과 창작 프로세스를 정립해 장기적 관점의 완성도 높은 레퍼토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 단위로 기획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세종시즌제’를 도입한다. 공연장, 전시장을 비롯해 내외부의 다양한 콘테츠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페스티벌도 운영한다.
이 사장은 궁극적으로 “서울의 ‘예술 랜드마크’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완성되는 시기는 대략 4~5년 뒤인 2019~2020년께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 일환으로 세종문화회관을 중심으로 한 가칭 예술블록을 조성해 올해 말 완성되는 ‘종각역~광화문역 지하연결 보행로’ 건설사업과 연계해 세종문화회관 내 지상-지하공연장을 잇는 복합문화 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는 “대극장ㆍM씨어터ㆍ체임버홀 등 현재 3개 공연장 외에 블랙박스 극장, 콘서트홀이 더해지면 수준 높은 공연의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른 예산 확보에 대해서도 “충분히 박원순 시장을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임기 3년의 이 사장은 2018년 2월까지 세종문화회관의 경영을 맡게 된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