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다녀온 뒤 주요 보직을 맡는 비율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지방직공무원 육아휴직 활용실태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지자체 공무원 2,317명(육아휴직 경험자는 628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경험 전과 후의 담당업무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육아휴직을 경험한 경우 복직 후 감사, 기획, 인사 등 소위 주요 보직을 맡는 비율은 그렇지 않은 보직보다 낮았다. 감사 업무를 맡았던 이가 복직 후 다시 감사 업무를 맡는 경우는 전혀 없었고, 기획은 13.0%, 인사 및 총무 45.5%였다. 사회복지(70.5%), 환경관리(64.3%), 단순민원(47.9%) 등과 비교하면 비율이 상당히 낮다.
육아휴직이 보직 배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인식도 적지 않았다. 육아휴직 사용이 주요 보직 배치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육아휴직 경험자의 35.3%, 육아휴직 비경험자의 56.5%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주요 보직을 맡은 이가 육아휴직을 활용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주요 보직 자체가 육아휴직과 거리가 먼 업무로 인식되기도 한다”며 “이번 결과는 주요 보직을 맡았던 이들조차 복직 후 같은 보직을 맡기 어려운 실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때문에 육아휴직이 양적으로는 늘긴 했지만 이를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복태 연구위원은 “복귀했을 때 희망부서를 갈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한 인사관리 규정이 필요하다”며 “여성들이 육아휴직을 많이 쓰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직원들에 대한 주요 보직 할당제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00년 지자체 공무원 육아휴직 대상자 가운데 육아휴직 경험자는 5.6%에 그쳤지만 2013년에는 12.2%로 증가했다. 채지선기자 letmen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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