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총수 주머니 불리는 대기업, 사회환원 ‘짠손’

알림

총수 주머니 불리는 대기업, 사회환원 ‘짠손’

입력
2016.06.15 20:00
0 0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삼성 깃발.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삼성 깃발. 한국일보 자료사진

10대 그룹 총수 최근 5년 배당금

꾸준히 늘어 1조5000억대

공익사업 지출액은 갈수록 축소

롯데 등 4곳은 한 푼도 안 써

10대 그룹 총수들이 최근 5년간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들이 받아가는 배당금 규모는 2012년부터 꾸준히 늘어났지만 30대 그룹의 공익법인 10곳 중 6곳은 지난해 공익사업비를 줄이거나 한 푼도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총수의 주머니만 불리면서 정작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그룹 총수들이 2011~2015년 상장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은 1조4,6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장사로부터 받은 배당금만 집계한 것이어서 비상장 계열사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 규모는 2011년 2,571억원에서 2012년 2,411억원으로 160억원 줄어든 것을 제외하고는 2013년 2,454억원, 2014년 3,318억원, 지난해 3,858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배당금 수령액 1위는 5년간 6,811억원을 받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차지했다. 2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3,064억원)이었고, 그 뒤를 최태원 SK그룹 회장(1,604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1,023억원)이 이었다.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12억원을 배당 받았다. 신 회장의 배당금 액수는 2011년 69억원에서 지난해 109억원으로 60% 가까이 증가했다.

이날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발표한 ‘30대 그룹 46개 비영리 공익법인(교육목적 재단 제외)의 최근 2년간 공익사업 실적 분석 결과’를 보면 인건비와 관리비를 뺀 순수 공익사업 지출액은 지난해 2,790억원으로 2014년보다 4.1%(120억원) 줄었다.

46개 공익법인 중 지난해 공익사업비를 축소한 곳은 SK그룹의 행복나눔재단, 삼성그룹의 삼성복지재단 등 25개였고 롯데그룹의 송파롯데장학재단 등 4곳은 공익사업 지출이 아예 없었다. 공익사업비를 줄이거나 쓰지 않은 곳은 전체의 63%였다.

특히 롯데그룹의 롯데장학재단은 공익사업비가 2014년 145억원에서 지난해 52억원으로 64.3%(93억원)나 줄어 감소율 1위를 기록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2014년 롯데장학재단이 롯데복지재단에 기부금 100억원을 출연했으나 작년에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대신 롯데장학재단이 롯데복지재단에 금융자산 80억원 정도를 이전했는데 이는 공익사업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재단은 신동빈 회장의 누나 신영자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SK그룹의 행복나눔재단은 38.6%(58억1,900만원), 두산그룹의 두산연강재단은 6.3%(4억900만원),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정몽구재단은 2.9%(4억9,600만원) 공익사업 지출을 각각 전년보다 줄였다.

삼성그룹은 삼성복지재단의 공익사업 지출액(265억4,800만원)을 17.8%(57억4,400만원) 줄였지만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지출 규모를 194억5,500만원으로 100.8%(97억6,400만원)나 늘려 감소폭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LG그룹도 LG복지재단의 지출액을 7.1%(2억6,300만원) 줄였으나 LG연암문화재단과 LG상록재단의 지출 규모를 각각 27.1%(37억4,500만원), 3.8%(4억8,300만원) 키웠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총수의 이익을 늘리는데 열중하고 이윤의 사회 환원에는 소홀하다”면서 “진정성 있는 기부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늘리는 등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의 사회 환원을 유도하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