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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절반 가까이 “펜스룰 지지”… 남녀 경계심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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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절반 가까이 “펜스룰 지지”… 남녀 경계심 커졌다

입력
2018.04.05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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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44.8%보다 약간 높은 46.3%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설문조사 응답자 10명 중 8명은 ‘미투(#Me Too)’ 운동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와 함께 미투 운동이 조직 분위기 경직으로 이어지거나, 무고한 사람이 가해자로 지목돼 피해를 보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는 부정적 견해도 공존했다. 특히 성폭력 연루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성과 단 둘이 만나지 않겠다는 ‘펜스룰’(Pence rule)을 지지하는 응답도 절반에 달했는데, 남성보다 여성의 지지율이 소폭이지만 더 높은 점이 주목된다.

지난달 29, 30일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3.7%는 미투 이후 사회 변화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63.0%) 또는 ‘매우 긍정적’(20.7%)이라고 답했다. ‘대체로 부정적’(10.1%), ‘매우 부정적’(2.0%) 등 부정적인 답변은 12.1%에 그쳤다. 특히 남성 답변자도 80.9%(여성은 86.5%)가 미투 운동을 긍정적으로 봤다.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긍정적인 변화로는 ‘성적 농담이나 신체적 접촉을 조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긍정 답변 80.5%), ‘술자리나 식사 등 회식문화가 건전해지고 있다’(62.5%), ‘성추행, 성희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거나 도움을 주는 분위기 형성됐다’(59.0%)는 점 등이 꼽혔다.

이런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미투 운동에 일부 부정적 측면이 없지 않다는 답변 또한 성별에 관계 없이 상당했다. 응답자의 57.4%(남 61.7%ㆍ여 53.2%)는 미투로 인해 ‘사소한 언행까지 문제제기해 조직 분위기가 경직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51.7%(남 57.0%ㆍ여 46.4%)는 미투 운동 국면에서 ‘무고한 사람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49.7%(남 53.1%ㆍ여 46.3%)는 ‘업무나 학업을 할 때 다른 성별을 기피하는 경우가 생겼다’고 했다.

펜스룰을 지지하는 응답도 절반에 가까웠다. ‘미투 운동과 같은 성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이성과는 회식이나 모임을 하지 않는 펜스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고 묻는 질문에 45.6%가 대체로(38.2%) 또는 매우(7.4%) 필요하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48.5%였다. 특히 펜스룰이 필요하다는 여성 비율(46.3%)이 남성(44.8%)보다 더 높았다. 남성과 여성 모두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투 운동이 지향하는 목표는 각각 세상의 반쪽인 여성과 남성이 서로 불편하지 않게 더불어 살아가자는 ‘공존’이라는 점에서 서로 벽을 치고 살자는 펜스룰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귀결”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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