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16일 정례회의를 열어 0.50∼0.75%인 기준금리를 0.75∼1.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은 금리가 3%에 이를 때까지 올 두 차례의 추가 인상을 포함, 2019년까지 3년 간 3~4개월 단위로 3차례씩 점진적 인상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재닛 옐런 미국 Fed의장은 “이번 금리 인상의 간단한 메시지는 바로 미국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금리 결정의 두 축인 물가와 고용이 미국 경제를 받쳐준 때문이다. 물가가 목표치인 2%에 근접한 데다, 2월 한 달간 미국 내 비농업부문에서 22만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면서 실업률이 4.7%로 떨어져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깝다. 따라서 금융위기 이후 8년간 지속된 ‘저금리 시대’의 종료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신흥국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인 우리 경제는 유독 금리변동에 취약하다. 더욱이 중국의 전방위적 사드 보복을 필두로 대우조선해양 처리, 미국의 환율 보고서 발표(예정) 등의 악재가 대기 중이다.
더욱이 미국이 올해 내에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ㆍ미 금리는 역전된다. 그 경우 최대 뇌관은 1,344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다. 금리가 1% 오르면 이자부담이 9조원이나 늘어난다. 이자부담이 늘면 가처분소득과 소비가 줄어 내수가 침체되고, 생산과 투자가 부진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특히 다중채무자 등 한계가구가 위험하다. 자금이탈도 예상된다. 신흥국에 몰린 7,000조원의 해외 투자자금이 미국 쪽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시장도 얼어붙을 것이고, 신흥국 비중이 57.5%에 달하는 수출 전선도 맑지 않다.
한마디로 위기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 모두 위기관리에 힘을 모아야 한다. 수출 회복으로 그나마 불씨가 남은 경제를 살리는 데 여야가 따로일 수 없다. 대선주자들도 초당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정부는 금융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상 충격파에 견딜 수 있는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해외자금 유출에 대비해 통화스와프 확대 등으로 외환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을 억제하고, 금융시장과 대출자 등에 선제적 경고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다. 또 양면성이 있는 금리인상의 영향에 대해 득실을 따져, 득은 키우고 실은 줄이는 지혜도 짜내야 한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면 곧바로 재앙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