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면적 23%인 942㏊에서 발생
서식환경 위협ㆍ어족자원 고갈 우려
여수 수협 위판고 4년간 10% 감소
박람회 사후활용추진위 대책마련 호소
전남 남해안에 바다의 사막화로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 앞바다를 비롯해 전남연안 해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바다 생물의 서식 공간 상실 등으로 해양환경이 황폐화되고 수산자원 고갈이 우려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25일 여수세계박람회 사후활용추진위원회에 따르면 1992년 제주 해역에서 국내에서 처음갯녹음 현상이 보고된 이후 경북 연안에 이어 최근 전남 남해까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전남 연안 면적의 23%인 942㏊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여의도 면적의 57배에 달한다.
최근 여수 연안의 바다 속을 들여다본 잠수사들에 따르면 여수시 오천동 등 바다 수심 10여m 아래에는 성게와 불가사리만 보일 뿐 해조류를 찾아볼 수 없고 바위들이 하얗게 드러나는 등 바다 사막화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 사막화가 진행되면 대형 해조류가 붙어 살 환경을 잃게 되면서 전복이나 소라 등의 먹이 부족과 안정된 서식 공간이 상실되고 2차 소비자인 어류의 서식장과 산란장이 사라지면서 수산자원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적인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부산에 이어 전국 2위 규모인 여수수협 위판고는 2011년을 기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4년 만에 10%이상 감소한 것으로 어민들은 추산하고 있다. 어족자원이 고갈돼 어민들의 어업 손실 등 국내 경제적 피해액은 7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박람회 사후활용추진위는 광양만권의 바다 사막화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광양만권과 인근 남해안에 25기가 넘는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온배수 문제 개선, 광양산단과 여수산단 등에서 바다로 방류하는 오염물질의 차단 등을 제시했다.
대형 선박의 평행수의 광양만 방류 제한, 섬진강 하구 등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의 유지 수량 복원, 인공어초의 재질과 성분 등 분석 투입, 가두리 양식장의 3년 단위 이동과 바다 청소, 해양 쓰레기 수거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박람회 사후활용추진위는 26일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바다 사막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다음달 25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도 ‘바다 사막화 현황과 방지를 위한 국회 1차 토론회’를 열어 정책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 해양 산성화와 해수 온도 상승을 저지하는 해양기후변화 저지 및 해양기후재난 경감활동을 전개하고 바다 사막화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학술연구와 모니터링을 벌이는 바다사막화방지 포럼을 구성할 방침이다.
여수세계박람회 사후활용추진위 관계자는 “일부 해양 환경만 개선해도 여수박람회 정신을 구축하는데 60%이상 일조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갯녹음을 막기 위해 유엔 바다사막화 방지 협약기구 사무국 유치 시민운동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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