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 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전통 제례(祭禮)를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 반 전 총장을 음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동영상을 조작한 것일까.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번지고 있는 동영상이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동영상에는 반 전 총장이 지난 14일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의 선친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퇴주잔으로 보이는 잔에 술을 받아 자신이 마시는 장면이 담겨 있다. 네티즌 사이에선 이를 두고 ‘술을 따르면 조상께 먼저 올리고 묘에 뿌려주는 것이 예법’이라며 반 전 총장의 무례를 지적하고 있다.
전통 예법에 따르면 이날 반 전 총장의 참배는 제례 중 고사례(告辭禮)에 해당한다. 고사례는 벼슬길에 나가고 들 때 올리는 제사에 해당한다. 제주(祭主)가 분향한 뒤 재배(再拜ㆍ두 번 절함)하고, 일동이 참신(參神ㆍ죽은 사람의 위패 앞에서 절)한 뒤에는 제주가 헌작(獻爵·술잔을 올림)하고 축문을 읽는 축관(祝官)이 고사를 읽는 절차로 진행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반 전 총장이 재배한 뒤 헌작하지 않고 본인이 술을 들이키는 장면인데 반 전 총장 캠프는 “악의적 편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 캠프에서 보내온 원본에는 반 전 총장이 고사례의 절차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반 전 총장 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해명자료까지 내고 "제례 등은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게 아니라 각 지역마다 마을마다 관습이 다르고 반 전 총장은 집안 관례대로 제례를 올렸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 측은 충북 음성의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방문했을 때 턱받이를 두른 사진 논란과 관련해서도 "꽃동네 측에서 요청한 복장이었다”며 “선의와 진심을 왜곡하는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영상 ‘반기문 퇴주잔’의 진실은?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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