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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시인

등록 : 2016.04.17 20:00
수정 : 2016.04.17 22:11

[이원의 시 한 송이] 사순절

등록 : 2016.04.17 20:00
수정 : 2016.04.17 22:11

곁이어도 고통은 가늠할 수 없어요. 가늠할 수 없어 노래를 불러요. 적막에 휩싸이면 안 되잖아요.

들려오는 노래가 있으면 조금 덜 추울지도 모르잖아요.

뜨거움으로 단단해진 파이를 꺼내요. 나눌 수 있는 만큼 잘게 잘라 탁자 위 꽃의 늑골 옆에, 강가 천사의 눈썹 가까이에 놓아두어요. 꽃과 천사는 사라지지 않아요.

강가에 탁자에 파이는 기도의 자세로 있어요. 기도는 이쪽에서 저쪽을 부르는 손짓이에요. 저쪽이 열리도록 두 손을 저쪽으로 모으는 자세예요. 꺼진 조명처럼 두꺼운 자물쇠가 채워진 강당처럼 노래 부를 수 있는 것은 안에 간절한 기도가 들어있기 때문이에요. 당신을 위해 나의 두 손을 맞대는 것이 기도예요.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은 스스로의 기도를 가혹하게 하고 또 하나의 벽처럼 서서 울게 해요. 곁이라는 말을 새로 배우는 시간이에요. 아픈 4월이에요. 가여운 사월 가여운 사월, 실금으로라도 적막 속에서 함께 부르는 노래. 아주 가느다란 소리지만 곁의 기척으로 가 닿으면 좋겠어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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