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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거대 컴퓨터로... 스마트팩토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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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거대 컴퓨터로... 스마트팩토리가 열린다

입력
2017.03.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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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제조-유통 전 과정을

빅데이터ㆍAIㆍ사물인터넷 활용

고객 맞춤형 제조 공장 실현

美 GE ‘프레딕스’로 선두 달려

국내서도 앞다퉈 개발-판매 착수

SK C&C는 中 폭스콘에 이식도

GE의 스마트팩토리 가상 이미지. GE코리아 제공
GE의 스마트팩토리 가상 이미지. GE코리아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기획부터 제조, 유통, 판매, 시설 유지까지 전 과정을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의 정보통신기술(ICT)로 통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객 맞춤형 제조를 실현하는 공장을 말한다. 공장을 거대한 하나의 컴퓨터로 변모시키는 것인데 여기에는 개인용 컴퓨터(PC)의 윈도우나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iOS 같은 운영체계(OS), 즉 산업인터넷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올 들어 산업인터넷 플랫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산업인터넷 플랫폼 선두주자 GE의 야심

전 세계 산업인터넷 플랫폼 분야에서 선두주자는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이다. 스마트팩토리를 넘어 ‘브릴리언트 팩토리(총명한 공장)’를 표방하는 GE는 10억달러(약 1조 1,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015년 8월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프레딕스를 출시했다. 프레딕스는 공장 내의 모든 장비 곳곳에 센서를 부착한 뒤 여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공장의 물리적 자산 정보를 모두 데이터화해 사이버 공간에 이와 똑같은 디지털 공장을 만든 뒤 운영에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적용돼 있다. 이미 인텔, AT&T, 소프트뱅크, 시스코 등이 프레딕스를 사용 중이다.

프레딕스를 개발한 기티스 바르즈두카스 GE디지털 부사장은 “프레딕스는 센서를 통해 공장 저변에서 모인 정보를 클라우드에서 분석하는 것을 넘어 장비 자체 내에서 바로 정보를 분석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GE 본사를 방문한 국내 대기업 A사의 플랫폼 개발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로 세계 PC 운영시스템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GE는 프레딕스를 산업인터넷의 윈도우로 만들려는 것 같다”며 “개별 사용자가 자사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이 플랫폼 안에서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게 개방형 시스템으로 만든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을 잇따라 만난 것도 프레딕스 세일즈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한화테크윈은 프레딕스를 활용해 자사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GE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2만2,000명의 프레딕스 개발자들이 250여개의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며 ”국내에선 일부 대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 약 400여개 업체가 프레딕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GE는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사업을 연간 매출 15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독일의 지멘스도 플랫폼 마인드스피어를 내놓고 GE를 추격 중이다. 마인드스피어를 쓰는 곳은 아직 10개 회사 정도지만 지멘스는 100여개 기업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oT 기반 에너지 관리 플랫폼인 에코스트럭처를 내놓은 프랑스의 글로벌 에너지관리ㆍ자동화 전문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도 최근 서울에서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시장 선점에 나선 국내 기업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주요 20개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수준을 분석한 결과 미국을 100점으로 봤을 때 한국의 기반 기술 점수는 79.6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삼성 LG SK 한전 등이 자체 플랫폼을 개발 중이거나 이제 막 상용화를 시작한 상태다. 삼성 SK LG는 자사 공장의 자동화 단계부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든 자체 플랫폼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상용화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SK C&C다. 지난해 7월 스마트팩토리 종합 솔루션 스칼라를 출시한 SK는 중국 홍하이그룹 폭스콘 충칭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변모시켰다. SK C&C 관계자는 “우리의 강점은 고객맞춤형 IT서비스이기 때문에 단순히 플랫폼만 판매하는 것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C&C는 2020년 연간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는 삼성전자 공장 등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집대성해 AI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넥스플랜트를 지난해 11월 내놓았다. 삼성SDS 관계자는 “국내 전자 업종 기업에 적용한 결과 과거 제조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파악, 분석하는 데 최대 12시간이 걸렸는데 넥스플랜트의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의 분석으로 해결하니 10분 이내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자체 솔루션을 개발해 2003년부터 현대자동차, 두산 인프라코어, 한독약품 등에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지난해 아워홈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한 뒤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LG CNS는 우선 그룹 계열사에 스마트팩토리를 확산시켜 기술 경쟁력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의 브랜드명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광양제철소에 포스프레임을 시범 적용하고 있는 포스코는 스마트팩토리를 사업 전반으로 확장시킨 뒤 세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한전은 허브팝이라는 인공지능 기반 전력 관리 통합 플랫폼을 개발해 2019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GE나 지멘스 같은 선두 기업도 아직은 시작 단계로 글로벌시장 진출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들 기업에 비해 원천 기술이 부족해 단순히 그들과 경쟁하기보다 우리의 특성과 강점을 살려 세계 시장을 노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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