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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고민해 봅시다] 공공의료기관 컨트롤타워 일원화해야

입력
2017.07.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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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 등이 4일 경남 진주시 진주농업인회관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 서부경남지역 거점공공병원 설립 방안 마련을 위한 원탁회의'를 하고 있다. 진주의료원지부 제공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 등이 4일 경남 진주시 진주농업인회관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 서부경남지역 거점공공병원 설립 방안 마련을 위한 원탁회의'를 하고 있다. 진주의료원지부 제공

진주의료원의 재개원을 원하는 입장은 사회적 약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병원 운영은 어느 정도 ‘착한 적자’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그러나 공공병원이 제 역할을 하면서 경영효율도 달성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논란도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의료체계의 관리ㆍ평가 주체가 대대적으로 개편 돼야 한다는 게 현장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우선 공공의료기관을 지정ㆍ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제 각각이라는 점을 공공성 확대나 수익성 개선의 큰 걸림돌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220개 공공의료기관은 16개 시ㆍ도(139개ㆍ세종시는 없음)와 9개 부처(81개) 등에서 각각 예산을 지원 받고 있다. 한 지방의료원 관계자는 “시ㆍ도가 운영하는 지방의료원의 경우 지자체장의 의지나 공공의료에 대한 이해도, 그리고 정치적 의도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지방정부는 공공병원보다 다른 사업에 예산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고, 공공병원의 경영구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개선이 쉽지 않은 구조”라고 전했다.

지방 공공의료기관의 거점이자 선두 역할을 하는 국립대병원의 기능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다. 국립대병원은 자체로서 공공병원의 역할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의료 자원이 부족한 지역 의료원 등에 인력을 파견하고 의료 기구를 지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익성을 우선으로 하는 경향 탓에 적극적인 공공사업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공공의료체계에 균열을 내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13개 국립대병원 경영평가를 복지부가 아닌 교육부가 소관하고, 평가 틀 마저 수익성에 쏠려 있는(100점 만점에 재무ㆍ수익성 관련 항목 40점, 공공보건의료사업 항목 16점) 등 비합리적인 평가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공의료기관 관리 주체를 일원화해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건세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국립대학병원은 교육부, 지방의료원은 시ㆍ도 등 여러 곳으로 관리 주체가 분산돼 있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 설정과 모니터링, 평가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며 “국립중앙의료원에 총괄부서가 있긴 하지만 전체 공공의료기관을 다루기에는 물리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컨트롤타워가 각 기관의 미션을 설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의료기관의 가치를 효율ㆍ수익을 중심으로 평가하지 않도록 정책 전반이 재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상규 연세대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교수는 건강복지정책연구원 이슈페이퍼에 게재한 토론문을 통해 “공공병원은 자본비용은 공적재원을 통해 충당하지만 경상비용은 건강보험제도에 의한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구조적으로 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수익이라는 양적 결과물이 아닌, 투입된 비용 대비 얻어진 환자들의 건강결과를 토대로 평가 및 경쟁 구조가 재편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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