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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경쟁력은 강화… 이재용의 삼성 3년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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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경쟁력은 강화… 이재용의 삼성 3년 명암

입력
2017.05.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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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등 비주력 사업은 정리

美 스타트업 비브랩스와

전장기업 하만 인수 ‘선택과 집중’

삼성전자 시총 300조원 돌파

崔게이트에 합병 등 모든 활동이

“경영권 승계 위한 퍼즐” 도마 올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지 11일로 꼭 3년이 된다. 그동안 삼성은 숨가쁜 우여곡절의 변화를 겪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란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 3년간 부친을 대신해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한 이 부회장의 공과를 따지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뉴 삼성’의 미래 가능성에 거는 기대감은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시간들이 젊은 이 부회장에겐 그 누구보다 굴곡진 3년이었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래를 위한 변화 ‘뉴 삼성’ 2년 6개월

이 부회장은 2014년 11월 석유화학 계열사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방위산업 부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한화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이재용 시대 ‘빅딜’의 출발점이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5월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됐고, 같은 해 6월 삼성서울병원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며 삼성의 후계자 자리를 굳혔다.

이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은 더욱 속도를 냈다. 지금은 비수가 돼 돌아왔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롯데에 삼성SDI 케미칼 부문과 삼성BP화학 등 나머지 화학계열사를 매각하는 ‘2차 빅딜’ 등을 계속했다.

삼성전자 내 자동차 전장사업팀 신설과 쉴 새 없이 이뤄진 해외 기업 인수합병(M&A)도 이 부회장의 작품으로 통한다. 간편결제 ‘삼성페이’의 기반이 된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15년 2월), 인공지능(AI) 가상비서 ‘빅스비’를 가능케 한 미국 스타트업 비브랩스(16년 9월) 등을 품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 전장기업 하만까지 인수하며 미래 경쟁력을 다졌다.

이 부회장은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선진 기업 문화 수혈을 위해 ‘스타트업 삼성’이란 큰 그림도 그렸다. 오늘의 삼성을 만든 이 회장의 ‘신경영’과 결을 달리하는 자신만의 색 표출을 일각에선 그간 쌓인 일종의 자신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모든 경영활동이 부정된 6개월간의 반전

삼성에 변화를 몰고 온 지난 2년 6개월간 이 부회장의 행보를 재계와 언론 등에서는 ‘이재용식 실용주의’로 평가했다. 결과를 논하긴 일러도 ‘아버지 시대’와 차별화한 시도를 호평하는 꼬리표였지만 지난해 말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며 상황은 180도 변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자 충격 그 자체였다.

불법 승마지원을 비롯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화학ㆍ방산 계열사 빅딜 등 하만 인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경영활동이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한 ‘퍼즐’이란 의혹에 휩싸였다. 결국 이 부회장은 구속기소돼 법원의 준엄한 심판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관리의 삼성’을 상징하는 회장 직속 미래전략실은 지난 2월 말 해체됐고, 계열사들은 전대미문의 ‘각자도생’ 자율경영에 돌입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며 시가총액 300조원 고지를 밟은 것은 또 하나의 반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지주회사 전환을 백지화하며 총 49조원 상당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경영권 승계의 지렛대인 자사주를 없애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의혹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삼성 관계자는 “일체의 경영활동이 부정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여론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는 이 부회장이 지난 3년간 추구해온 ‘뉴 삼성’으로의 전환, 그 미래 가능성의 싹은 아직 유효하다는 점을 주목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이 부회장으로서도 기업 총수가 짊어져야 할 막중한 책임과 권한에 대한 많은 자기 성찰과 고뇌의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새 정책이 나오고 기업은 여기에 맞는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듯 이 부회장이 남은 긴 험로를 지혜롭게 잘 헤쳐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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