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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여전 ‘도마의 신’ 전설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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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여전 ‘도마의 신’ 전설 넘을까

입력
2018.06.10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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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홍철 교수 딸 16세 여서정 선수

난도 6.2점 신기술 등 선보이며

기계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서 1위

아빠·엄마 이어 아시안게임 출전

여1·여2 이어 FIG기술 등재 기대

여홍철 경희대 교수와 그의 딸인 여서정이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대표 선발전 직후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천=연합뉴스
여홍철 경희대 교수와 그의 딸인 여서정이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대표 선발전 직후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천=연합뉴스

‘부전여전(父傳女傳)’, 피는 못 속였다. 1990년대 한국 기계체조의 간판이었던 여홍철(47) 경희대 교수의 둘째 딸 여서정(16ㆍ경기체고)이 언니들을 제치고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서정은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아시안게임ㆍ세계선수권대회 파견 대표선수 최종 선발전 둘째 날 개인종합 51.050점(도마 14.500ㆍ이단평행봉 12.250ㆍ평균대 11.550ㆍ마루 12.750)으로 1위에 올랐다. 전날에도 총점 52.200점으로 9명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지난 3월 1차 선발전에서도 1위를 차지했던 여서정은 아빠와 엄마에 이어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게 됐다.

여서정의 부친 여홍철 교수는 두말 할 필요 없는 한국 체조의 전설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1994년 히로시마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 교수가 현역 시절 선보였던 ‘여1’, ‘여2’ 기술은 지금도 도마에서 고난도 기술로 통한다. 엄마 김채은(45)씨도 여자 기계체조 국가대표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동메달리스트 출신이다.

도마 종목에 강했던 아빠와 엄마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 받은 여서정은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부모님을 따라 체조장을 다니면서 동작을 자연스럽게 배웠고, 지난해 소년체전 4관왕 등으로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올해 16세로 시니어 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자마자 대표선발전에 나가 가장 빼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번 대회 1일차 도마에서 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몸을 펴 두 바퀴를 비틀어 공중회전 하는 신기술까지 선보였다. 이 기술은 현재 도마 종목 스타트 최고 점수인 6.4점보다 한 단계 낮은 6.2점짜리 기술이다. 그 동안 훈련 때만 연습을 하다가 이날 처음 공개했다.

대한체조협회는 훈련 때 선보인 여서정의 신기술을 동영상으로 찍어 국제체조연맹(FIG)에 보냈고, 지난달 31일 FIG 기술위원회 평가 회의에서 여서정의 기술을 난도 6.2점으로 책정하겠다는 답을 들었다. 여서정이 국제대회에서 이 기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여서정의 이름을 따 규정 채점집에 공식 기술로 등재될 예정이다.

여서정은 9일 새 기술을 시도하다가 착지 과정에서 흔들리며 0.100점 감점을 받았다. 이정식 여자대표팀 감독은 “공중회전 후 착지 때 주저앉긴 했지만 (여)서정이의 종아리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점프 높이도 좋았고, 첫 연기로도 나쁘지 않았다”며 “국내 대회에서 먼저 시연을 해봐야 국제대회에서 사용할 수 있기에 큰 실수 없이 성공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여서정은 “긴장을 많이 했고 첫 시도라는 부담감도 있었는데 한 번 해보는 게 중요하기에 오늘 뛰어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딸의 연기를 지켜본 여 교수는 “부녀의 이름이 FIG의 기술로 나란히 등재된다면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둘째 날엔 새 기술이 아닌 스타트점수 5.8점짜리 기술을 시도한 여서정은 13일부터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월드챌린지대회에서 6.2점짜리 신기술을 시연할 전망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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