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씨 사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자 서울대병원이 서울대병원ㆍ서울대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입장을 내놓았다. 논란의 핵심이 된 백씨 사망진단서가 일반적인 작성 지침을 어겼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작성 경위에는 문제가 없다는 석연찮은 결론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특위 위원장인 이윤성 법의학교실 교수와 백씨 주치의인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가 입장 차를 보여 되레 논란을 키우고 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 백 교수의 질의응답 내용.
-백남기씨 유족들이 중간에 제대로 된 치료 받기를 거부했다고 했는데.
백 교수= “예를 들면 급성신부전 경우 고칼륨혈증이 동반되는데, 약물치료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체외투석을 해야 한다. 보호자들께서 평소 고인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손상이 올 시 적극적 치료를 하지 말라는 유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 유지를 받들어서 적극적 치료를 원하지 않았다. 혈액투석과 같은 적극적 투석을 못하게 했다.”
이 위원장=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지난 7월 17일과 지난달 6일 각각 연명의료계획서를 환자가족들이 제출했다. 제출된 내용이 처음과 나중이 다르다. 치료를 원치 않는 부분은 고인의 평상시 뜻이다. 그리고 가족의사에 따라 연명치료를 시행할지 말지를 결정했던 것이다.”
-고칼륨혈증은 왜 사망원인이 아닌가.
이 위원장= “사망진단서 작성은 의사가 여러 상황 중에서 선택해서 쓰는 것이다. 저희가 진술 받은 바에 따르면 고칼륨혈증에 의한 심정지 이렇게 풀어서 쓰면 아마 더 정확했을 텐데 관례대로 심폐 정지라고 기재한 것 같다. 그건 지침에 굳이 쓰지 말라는 용어였음에도 불구하고 백 교수는 그게 쓰지 말라는 식의 정지와는 조금 다른 의미라고 받아들여 그걸 사용했다.”
-고칼륨혈증도 급성격막하출혈에 의한 합병증인가.
백 교수= “급성신부전에 의한 합병증이다.”
-레지던트가 자신의 판단이 개입되지 않은 사망진단서를 쓴 사실이 언론 통해 드러났다.
이 위원장= “그 부분도 조사했다. 백남기씨가 사망한 날은 일요일이었다. 그리고 서울대병원은 사회적 관심 많이 받는 환자나 주요 인사가 입원하면 부원장이 환자상태를 수시로 보고 받는다. 백씨도 그 대상이었다. 일요일에 사망하게 되자 담당 레지던트가 백 교수에게 연락했는데 연락이 안돼서 부원장에게 연락했고, 부원장은 보고를 받고 사망진단서 관련해서는 백 교수와 알아서 하라고 했다. (백 교수가 어떻게 쓰라고) 지시한 적 없다는 건 확인한 사실이다. 굳이 조작할 내용이 없었다.”
-(백남기씨가) 적극적으로 치료받지 않아서 병사를 했다는 것인가.
백 교수= “임상의사로서 환자에게 적극적이고 최선의 치료를 하고 싶었지만 일부 치료가 제한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연명의료계획서가 제정돼있지만 법이 시행되진 않았다. 적법한 연명의료계획서였고, 그것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법이나 윤리적으로 위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명치료 받지 않아서 사망하면 병사로 기재하는가.
이 위원장= “선행원사인이 급성격막하출혈이든 자살 혹은 타살이든 외인사로 표기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다르게 작성된 것을 명시한 것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외인사로 기재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망진단서를 다른 사람이 보고 비평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쓰라고 강요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
-“일반적인 지침에 따랐다면 외인사로 기재돼야 한다고 믿는다”는 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 위원장= “사망진단서 작성지침에 따르면 물론 이건 백 교수와 의견이 다르지만 어떤 분이 사망했을 때 사망이 무엇 때문인지, 왜 사망했는가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게 바로 선행원사인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백남기씨가 무엇으로 사망했는지, 왜 사망했는지 한 마디로 하라고 하면 머리 손상으로 사망했다고 본다. 이 때 이 머리 손상이 질병에 의한 것이냐, 외상에 의한 것이냐에 따르는데 사망원인을 판단하는 것은 지침에 나온 원칙을 따른다. 따라서 백남기씨가 머리 손상으로 사망한 것은 물론 그 사이에 300일이 넘는 기간이 있었지만 인과관계가 있는 외인사라고 본다. 그게 지침의 내용이다.”
백 교수= “저는 의견이 다르다. 앞서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서 말한 것과 같이 만약에 급성격막하출혈 후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다 받은 후에도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면 그때는 외인사로 표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말했듯이 환자분이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했고 그것 때문에 사망했다고 보고 병사로 표기했다.”
-특별위원회에서는 백남기씨 사망진단서가 적절하다고 보는가.
이 위원장= “지침 작성 입장에서 보면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백 교수는 이건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일반적 원칙 따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차이다.”
-이 위원장 의견이 특위 공통 의견인가. 그리고 이 위원장과 백 교수 의견이 다른 상황에서 특위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그치는 것인가. 아니면 수정권고 등 추가적 조치 할 수 있는 건가.
이 위원장= “특위 위원들 전체 의견을 얘기하기는 그렇다. 저보고 쓰라고 했다면 외인사로 썼을 것이다. 또 수정이나 권고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까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특위활동은 끝났나.
이 위원장= “끝났다.”
-부검과 관련해서 입장이 나뉜다. 현실적으로 현재 상황대로라면 논란이 지속될 것이다. 법률적으로 첨예한 다툼이 있는 부분은 물대포로 인한 사망인지 여부다. 만약 최선의 의료조치를 취했다면 백씨가 살아났을 것이라고 보는가.
이 위원장= “그 당시 수술로 소생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수술한 거냐, 아니면 이미 가망이 없는 사람을 수술한 것이냐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백 교수가 답변할 부분이다. 부검이 필요한지 여부는 보고서에 포함하지 않았다. 단지 우리나라 법률을 소개했다. 변사사건인 경우 부검 여부는 검사가 결정하고 검사 결정에 유가족 반대하더라도 법원이 검증영장 발부하면 강제로 부검을 시행할 수 있다고 돼있다. 따라서 부검 여부는 의학적 판단은 아니다. 거기까지가 제 답이다. 법의학 전공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세간의 관심 집중돼있는 죽음은 부검을 해야 한다는 것이 평상시 지론이다.”
백 교수=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 급성격막하출혈은 보통과 다르다. 응급실에서 촬영한 뇌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발견된 급성격막하출혈 말고 만성격막하출혈이 동반됐다. 뇌자상이 심했는데 예우가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 수술 빨리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의식이 없고 호흡 불안정할 때 기관 삽관했다. 이보다 빨리 할 수는 없었다.”
이 위원장= “근이완제 투여했을 때 평가한 것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원래 상태 아니고 식물상태를 예측했다가 가족허락 받아서 수술했다. 수술을 안 하면 사망하는 상황이었다. 수술의 목적은 생명보전이다. 그래서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논란은 수술이 잘됐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급성격막하출혈로 뇌사 상태에서 10개월 정도 누워있던 분이 사망했다는 점이다. 백 교수가 적극적으로 투석 받지 않아서라고 했는데, 환자가 투석을 적극적으로 받아서 다시 회생한 적이 있는가.
백 교수= “백남기씨는 뇌사가 아니었다. 뇌파 나왔었고, 통증 자극하면 팔 반응 보였다. 뇌사상태가 아니고 지속적인 무의식 상태로 10개월 지속됐다. 환자가 얼마나 회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기다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후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이 위원장= “특별위원회 보고 검토해서 다시 한번 발표하도록 하겠다.”
-레지던트가 썼다고 스스로 말했나.
백 교수= “모든 진단서는 내가 맡아서 썼다. 시작부터 끝까지 환자의 모든 과정은 변함이 없다.”
백 교수= “특위는 직접사인을 심폐정지라고 쓰면 안 된다는 거였고, 제 판단은 말씀 드린 그대로다. 제 소신에서 그렇게 진단서 작성했다.”
곽주현 기자 z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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