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한반도에 상륙해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됐던 제19호 태풍 ‘솔릭’이 예상보다 위축된 상태로 24일 밤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솔릭으로 실종 1명, 부상 2명의 인명피해와 경기 강원지역 등에서 수십 세대의 이재민이 발생하는데 그쳤다. 솔릭이 떠난 자리에 30도 내외의 무더위가 시작된다지만 태풍 피해가 이 정도에 그친 것은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폭염이 누그러진 것과 저수율이 다소 회복된 것도 희소식이다.
하지만 태풍 대처 과정에서 되짚어볼 문제가 적지 않다. 우선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다. 우리 기상청은 23일 오전 7시까지 만해도 솔릭이 24일 새벽 충남 보령 인근으로 상륙할 것이라고 했다가 이후 상륙지점을 전북 군산 인근, 태안반도 부근 등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이미 22일 오후 6시부터 솔릭이 군산 부근에 상륙한다고 예보했고,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의 예보도 유사했다. 한미일 3개국 중 태풍이 근접할수록 우리 예보 정확도가 떨어진 셈이다. 기상청의 인력이나 첨단장비 보강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챙겨 볼 일이다.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앞으로는 강력한 태풍이 자주 출몰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로 더욱 뜨거워진 적도의 바다는 강력한 ‘온난화형 태풍’을 만들어 낸다. 에너지를 잔뜩 머금은 이 태풍이 한반도를 찾는 일이 잦아져 2100년쯤에는 방문 빈도가 지금의 두 배가 된다. 한꺼번에 1,000mm에 달하는 ‘비폭탄’ 등 최악의 기후재앙 우려가 나온다. 태풍 발생을 조기에 예측하는 시스템 개발과 지금보다 훨씬 강한 재해에 견딜 수 있는 종합적인 국가재난대비체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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