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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쏠린 수출경제… 품목 수출집중도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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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쏠린 수출경제… 품목 수출집중도 사상 최고

입력
2018.06.24 13:44
수정
2018.06.2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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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4개 품목 수출점유율 변화.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주요 4개 품목 수출점유율 변화.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중국ㆍ베트남 등 수출국 쏠림도 90년대 이후 최고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의 편중도가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대상국 측면에서도 중국, 베트남 등 특정 국가 쏠림 현상이 199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성장 동력인 수출이 일부 품목 및 국가에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한국경제 구조가 외부 충격에 취약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수출입 집중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22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산업 집중도를 가늠하는 대표적 지수인 허핀달지수를 활용, 국내 수출입의 품목별ㆍ지역별 집중도를 산출했다. 개별 품목 및 지역별로 전체 수출(수입)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을 제곱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최대값(1만 포인트)이면 단일 품목만 수출하는 것과 같은 완전독점 상태, 0에 가까우면 다양한 품목을 엇비슷한 비중으로 수출하는 것과 같은 완전경쟁 상태다.

분석 결과 품목별 수출 집중도는 선박 수출이 호조였던 2010년(1,204포인트)을 정점으로 내림세를 보이다가 지난해(1,218포인트)와 올해(1~5월 1,210포인트) 급등세를 타고 있다. 관련 통계 산출이 가능한 197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급증이 주요인이다. 실제 전체 수출금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16년 9~12%대에 머물다가 지난해 17.1%, 올해 20.3%로 치솟았다. 반면 또다른 수출 주력품목인 선박의 비중은 2010년 10.9%에서 올해 4.4%로, 자동차는 7.5%에서 6.8%로 각각 하락하며 반도체 의존도를 키우고 있다.

지역별 수출 집중도 역시 중국 및 베트남 편중이 심화하며 올해 지수(1,018포인트)가 1991년(1,096포인트)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전체 수출 대비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2000년 10.7%에서 올해 26.4%로, 베트남은 1.0%에서 8.1%로 확대됐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중국과 베트남은 2000년대 들어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한국 등에서 수입하는 수요가 늘었고, 국제분업 과정에서 생산거점으로 부상하며 한국의 중간재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미 수출 비중은 21.8%에서 11.2%, 일본은 11.9%에서 5.2%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전체 수출의 지역 집중도 역시 80년대 중반 이후 수출지역 다변화 노력으로 1998년 최저점(615포인트)까지 내려갔다가 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경제가 일부 품목 수출에 과잉 의존할 경우 해당 산업의 경기사이클에 따라 전체 수출, 나아가 경제 전반이 부침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2010년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점유했던 선박 수출이 이후 조선업 침체에 따라 감소하면서 2012~2016년 수출경기 둔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현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가 시장 예측대로 내년 이후 둔화된다면 전체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수출 상위 품목들이 진입 장벽 높은 자본집약적 산업에 편중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특정 상품의 수출 확대에 의존한 성장은 결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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