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밥상머리에서 주로 다뤄질 얘깃거리는 무엇이 될까. 4ㆍ13 총선을 두 달 정도 앞두고 맞는 이번 설은 향후 총선 민심의 향방을 좌우할 결정적 시기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 이슈로는 ‘진박 마케팅’과 국민의당 출현을 비롯한 야권재편이 주요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에서는 단연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이 주도하는 진박 마케팅에 대한 평가와 새누리당 안방인 대구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유승민계 의원들이 생환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진박 마케팅이 시간이 갈수록 유권자의 거부감을 키우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친박계와 유승민 의원과의 갈등, 비박계와 공천갈등 등에 대해 영남 유권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호남에서는 김종인,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의 키워드가 가장 많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더민주는 당 간판도 바꾸고 문재인 전 대표 사퇴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으로 주도세력 개편 작업까지 마쳤고, 국민의당은 창당 전후로 천정배, 박주선 무소속 의원과 손을 잡았다”며 “호남 유권자들이 이 두 세력 가운데 누구를 선택할지, 향후 야권연대 시나리오가 실현 가능할지를 놓고 설왕설래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등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일자리 부족, 사회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그 책임이 정부ㆍ여당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이냐, 야당의 발목잡기 때문이냐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박 대통령과 정부는 파견법 등 노동관련 법안이나 서비스산업발전법(서발법) 등 경제 관련 법안이 야당의 반대 때문에 통과가 안 되니 일자리도 안 만들어진다고 압박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이런 주장에 동의할지 아니면 정부ㆍ여당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이라고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주부와 직장인 여성들 사이에 뜨거운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이는 누리과정 예산 등 보육대란 문제도 그 책임이 정부ㆍ여당과 야당 중 누구에게 있는지도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를 앞둔 여야의 프레임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대한민국 발목 잡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제목의 설 정책 홍보물을 내고 야당 때문에 서발법, 대테러방지법 처리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더민주는 ‘박근혜 대통령의 새빨간 거짓말 5가지’라는 홍보물을 통해 박 대통령이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던 대선공약을 어겼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아울러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예고 등 안보 이슈와 정부의 대일 위안부 협상에 대한 평가도 설 연휴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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