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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부기장 비판글에 직접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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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부기장 비판글에 직접 답글

입력
2015.08.0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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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30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땅콩 회항' 사건의 2차 공판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서울서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1월30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땅콩 회항' 사건의 2차 공판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서울서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 과감히 고쳐 나가겠습니다.”

회장의 소통 불가를 지적한 대한항공 부기장 A씨의 사내 게시판 글(▶기사보기)에 대해 6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작성자로 추정되는 답글이 올라왔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직접 쓴 게 맞나”란 의문도 제기됐지만 “회장이 직접 올렸다면 고무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점심 무렵 대한항공 온라인게시판인 소통광장에는 작성자 ‘DDY’가 올린 글이 게시됐다. 퇴사를 앞둔 A씨가 지난 4일 쓴 ‘조양호 회장님께’라는 게시물에 대한 해명이었다. A씨는 “땅콩 회항 때 국민의 질타를 온몸으로 감당한 직원들에게는 사과 한 번 하지 않았고, 근무 여건이 악화돼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는데도 귀를 열지 않는다”며 조 회장을 정면으로 성토했다.

이에 대해 DDY는 “등재한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우선 회사를 떠난다니 아쉬운 마음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진심이 느껴지는 제언 고맙고, 소통광장에 올라오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 중 합리적인 제안은 회사 경영에 반영해 나가고 있습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받아들일 것은 과감히 고쳐 나가고, 원칙에 부합하지 않은 것은 아무리 강한 의견이라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답글은 “더 이상 대한항공에서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겠지만 다른 곳에서도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자기계발에 정진해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멋진 기장이 되기를 바랍니다”로 마무리됐다.

대한항공 측은 이 글의 작성자가 조 회장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임원들에게 부여되는 코드네임 DDY가 근거라는 설명이다. 부사장 이상은 세 자리 영문 중 'DD'로 시작하고, 조 회장은 이름의 이니셜을 따 DDY라는 것이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은 ‘President(회장)’를 넣은 DDP를 사용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인해보니 조 회장이 직접 답글을 올린 게 맞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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