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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잡자” 경쟁하듯 손 내미는 두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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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잡자” 경쟁하듯 손 내미는 두 야당

입력
2016.07.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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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러브콜 보내는 국민의당

“비대위에 중량감 외부 인사를”

당 차원 영입의사 공식화

지지율 회복, 안철수 대체, 대선 경선 흥행 등 다목적 카드

지키기 공들이는 더민주

김종인 “서울 빨리 오시라”

문재인과 경쟁 구도 염두에

당내에선 “또 탈당 땐 비난 화살, 국민의당行 쉽지 않을 것”

국민의당이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의 영입을 공식화한 1일 오후 손 전 고문이 칩거하는 전남 강진군 백련사 인근에 지지자들이 방문해 정계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의 영입을 공식화한 1일 오후 손 전 고문이 칩거하는 전남 강진군 백련사 인근에 지지자들이 방문해 정계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일단 열심히 도끼질을 하는 중이다. 당장 움직이지 않아도 나중에 우리를 선택해도 된다는 사인을 계속 보낼 필요가 있다.”

국민의당 한 인사는 1일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에 대한 영입 제안에 힘을 쏟는 까닭을 이렇게 설명했다. 야권의 ‘손학규 짝사랑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여소야대의 3당 체제로 끝난 4ㆍ13 총선 이후 더민주(지키기)와 국민의당(모셔오기)이 손 전 고문을 놓고 벌이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 특히 국민의당은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의 후폭풍으로 안철수ㆍ천정배 공동대표가 물러나고 비상체제로 바뀌면서 연일 공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당 차원에서 손 전 고문 영입에 나설 뜻을 공식화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 및 중진 연석 회의에서다. 한 참석자는 “당의 위기 돌파를 위해 비대위에 10인 이내의 내부 인사와 함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 영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영입대상은 이심전심으로 ‘손학규’였다”고 전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국민의당이 손 전 고문을 절실히 원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했다. 추락하는 당 지지율 회복과 사퇴한 안 전 대표를 대신할 대표 선수를 얻는 동시에, 안 전 대표와 경쟁할 후보를 확보해 대선 레이스를 흥행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도 손 전 고문에 대해 “쉽지 않은 칩거 생활을 해내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고 평가한 뒤 “큰 그림(대선)을 그리고 계신 분인데 더민주에는 문재인이라는 분이 계시니 우리 당으로 와서 경쟁을 하는 것도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가 손 전 고문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23일 광주에서 손 전 고문을 만나 “서울은 언제 올라 오실거냐. 빨리 올라오시라고 (이 자리에서 손을) 잡은 것”이라고 했다. 손 전 고문은 “이제 올라가야죠”라는 말로 정계 복귀가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총선 기간 자신의 지원 요청을 거절한 손 전 고문에 대해 기자가 ‘서운하지 않느냐’고 묻자 “선거는 끝났으니 그 때 얘기는 필요 없다”며 “2013년 독일에 머물 당시 손 전 고문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신뢰를 보냈다. 더민주 관계자는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로 가서는 대선 후보 흥행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여러 후보들이 나서야 국민 시선을 끌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을 띄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얘기다.

‘친정’ 더민주 내부에선 손 전 고문이 쉽사리 국민의당으로 가지 못할 것이란 게 대체적 예상이다. 한 관계자는 “또 한 번 탈당을 한다면 명분 없는 탈당이란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며 “더구나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한 손학규계 의원들 역시 손 전 고문이 더민주에 있어야 힘을 보탤 수 있다“고 했다.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으로 가더라도 더민주의 손학규계 의원들의 동반 탈당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손 전 고문 측은 “당장 움직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측근은 “국민의당이야 (손 전 고문을) 모시면 얻는 게 많지만 우리는 얻을 게 없다”며 “상경한 뒤 서울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개헌 논의, 정계 개편 등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는 상황에 따라 움직일 공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손 전 고문은 이르면 8월 ‘한국 사회 대개조’를 주제로 쓴 책 출간과 함께 2년 가까이 이어 온 전남 강진 만덕산 토담집 칩거를 마치고 상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국민의당이 자신의 영입을 공식화한 1일 오후 전남 강진군 백련사 인근 토담집에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비에 젖은 채 산행을 마치고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자신의 영입을 공식화한 1일 오후 전남 강진군 백련사 인근 토담집에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비에 젖은 채 산행을 마치고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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