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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번호 미리 알려 드립니다” 엉터리 번호로 수십억 뜯은 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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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번호 미리 알려 드립니다” 엉터리 번호로 수십억 뜯은 일당

입력
2017.05.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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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복권 당첨번호' 예측사이트 운영자가 회원들을 속이기 위해 위조한 로또 복권 영수증. 서울경찰청 제공.
사기 '복권 당첨번호' 예측사이트 운영자가 회원들을 속이기 위해 위조한 로또 복권 영수증. 서울경찰청 제공.

로또 1ㆍ2등 당첨 예측번호를 제공해 주겠다며 회원들로부터 수십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실제 당첨 사례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수백만원대 가입비를 낸 회원이 무료회원과 별반 다름 없는 번호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로또 복권 당첨 예측 번호를 제공한다며 회원들로부터 가입비 등의 명목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유모(39)씨와 프로그래머 황모(36)씨 등 14개 복권사이트 운영자 및 관계자 12명을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에게 돈을 뜯긴 총 피해자수는 1만9,803명이며 피해액은 86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4개의 로또 당첨번호 예측 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 1만877명으로부터 가입비 등의 명목으로 49억5,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20명 이상의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적극적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한편 당첨예측번호를 문자 등으로 1, 2회 제공하는 무료회원부터, 3만3,000원의 가입비를 내는 월 회원, 최저 55만원에서 최고 660만원의 가입비를 받는 연단위 회원으로 세분화 해 업체를 운영했다.

경찰조사결과 유씨가 제공한 당첨 예측번호는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숫자조합 프로그램을 이용해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연속숫자나 전 주 당첨번호와 유사한 숫자 등을 배제하고 랜덤으로 추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씨는 무료 회원이나 최고액 회원이나 구분 없이 엉터리 프로그램에서 추출된 번호를 무작위로 전송했다.

유씨는 자신이 제공한 번호가 단 한 차례도 1등이나 2등에 당첨되지 않았지만 복권 숫자를 위조해 회원들을 속이고 허위 당첨자 인터뷰 동영상까지 제작해 홍보 수단으로 삼았다. 경찰은 유씨가 피해자들로부터 거둬들인 49억5,000여만원 중 절반 이상을 본인이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는 1억9,000만원대 외제 승용차를 모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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