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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병기' 표적항암제 개발, 국내 제약서도 성큼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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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병기' 표적항암제 개발, 국내 제약서도 성큼성큼

입력
2014.11.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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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최대 연구개발비로 선도

폐암 표적항암제 美학회서 주목

포지오티닙 中에 200억 기술 수출

흑색종 항암제도 내년 임상 시험

한미약품이 표적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표적항암제 개발을 서둘러 전 세계 암 환자들의 생명연장은 물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약품연구센터 연구원들이 표적항암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이 표적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표적항암제 개발을 서둘러 전 세계 암 환자들의 생명연장은 물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약품연구센터 연구원들이 표적항암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공포의 대상인 암을 치료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항암제다. 항암제는 하지만 암세포는 물론 정상세포까지 공격, 치료 도중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구토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약물에 내성이 생겨 치료를 포기하고 끝내 사망에 이르는 환자들이 많다. 이는 전 세계 제약사들이 암세포와 정상세포 모두를 공격하는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와 달리 암 세포만을 골라 죽이는 표적항암제의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인구 10만 명당 435.1명이 암에 걸리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표적항암제 개발과 보급이 절실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7만5,334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8.3%가 암으로 사망했다.

표적항암제 개발 국내서도‘탄력’

이처럼 암 치료의 신병기로 주목 받는 표적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국내 제약사는 어디일까. 제약업계는 표적항암제 개발에 돋보이는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곳으로 한미약품을 지목한다. 이 회사가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하고 있는만큼 표적항암제 신약개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미약품은 올 3분기에만 연구개발비로 400억 원을 투자했다. 올 3분기 매출의 22%에 달하는 수치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신약은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전 세계 경쟁 신약후보물질에 비해 종양크기 감소 효과와 부작용 발현율, 기존약물에 대한 내성 극복 정도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HM61713’ 세계서 인정, 포지오티닙 중국 기술수출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는 ‘HM61713’ ‘포지오티닙(Poziotinib)’ ‘HM95573’ 등 크게 3가지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항암제는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폐암 표적항암제인 HM61713이다. EGFR은 세포분화와 성장을 촉진하는 세포막 단백질로, 변이성 EGFR은 암을 유발하는데 ‘HER-1’로 알려져 있다. 이 표적항암제는 현재 서울대병원 등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한미약품은 지난 6월 전 세계 임상의 및 연구자들이 한데 모인 미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표적항암제 최초로 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 임상종양학회는 적응증 별로 유망한 임상개발 신약 후보물질을 선정, 구연발표 기회를 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발표와 관련,“HM61713은 ‘폐암치료 향후 10년’ 과제에서 아스트라제네카, 클로비스 등 글로벌 제약기업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과 함께 구연발표 과제로 선정됐다”며 “발표에서 김동완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HM61713이 현재 EGFR 돌연변이 양성 폐암환자의 표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1세대 EGFR 저해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로 가능성을 보였다’고 말하자 호응이 컸다”고 전했다.

또 다른 표적항암제인 포지오티닙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지오티닙은 현재 보건복지부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함께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위암, 두경부암 등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는 물론 HER-2, HER-3, HER-4 등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표적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다. HER-2, HER-3, HER-4 등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의 일종으로 세포분화 및 성장을 촉진하는 세포막 단백질이다.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은 최근 중국에서 항암분야에 특화된 연구개발 역량을 지닌 루예제약그룹에 200억원대 규모로 기술수출 됐다”고 소개했다.

신약개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한미약품연구센터.
신약개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한미약품연구센터.

흑색종 표적항암제도 글로벌 신약 가능성 높아

내년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흑색종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흑색종 표적항암제 ‘HM95573’도 글로벌 신약으로의 가능성이 높은 물질로 평가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상을 통해 고형암 환자에서 HM95573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해 최대 내약용량 등을 결정하고 종양 반응률, 최대 종양크기 변화율, 질병 조절률 등을 관찰한다. HM95573은 세포증식 및 성장에 관여하는 변이성 B-RAF 뿐 아니라 변이성 RAS의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C-RAF를 선택적으로, 강하게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로 기존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큰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RAF 저해제 약물로 개발되고 있다. RAF는 세포의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세포질 단백질로 학계에서는 B-RAF 변이가 다양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RAF처럼 세포의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세포단백질인 RAS도 변이가 됐을 때 종양 형성과 유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에서 국산 희귀의약품 연구개발 과제로 선정돼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았다”며 “이 표적항암제가 개발되면 암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귀현 한미약품연구센터 부소장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는 글로벌 임상을 통해 전 세계 암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는 세계적 신약으로 개발 될 것”이라며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전 세계 환자들의 수명연장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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