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사 결과 "이엽우피소 혼입"
소비자원-제조사 진실공방 일단락
피해보상·주가폭락 등 후폭풍 거세
‘가짜 백수오’ 진실공방이 결국 100% 백수오 성분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100% 순수백수오 생약만 사용한다고 주장해온 내츄럴엔도텍 주가가 폭락하고, 가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피해보상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진짜’를 강변해온 이 회사 경영진은 보유주식을 사전 매각,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내츄럴엔도텍에 보관된 백수오 원료 제품을 조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다른 13개 업체 제품에서도 모두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이는 지난 22일 백수오 제조업체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발견됐다고 공개한 한국소비자원 조사와 동일한 것이다. 소비자원 조사에 반발하며 진실공방을 벌인 내츄럴엔도텍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식약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 김재수 대표이사는 전날까지 “다른 물질이 섞일 가능성이 ‘제로(0)”라며 주장했었다.
여성용 건강기능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백수오 제품은 연간 1,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가짜 백수오로 지목된 이엽우피소는 말린 뿌리 모양이 백수오와 비슷하지만 재배기간이 짧고 가격은 3분의 1 정도로 저렴하다. 국내에선 사용실태 자료가 없어 식품원료로 허용되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을 비롯 이엽우피소로 제품을 만든 업체들을 식품위생법으로 행정처분하고, 해당 제품을 회수ㆍ폐기토록 했다. 또 소비자들에게 전수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섭취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홈쇼핑업체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대거 환불을 요구하는 등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식약처는 백수오를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전국 256개사에 대한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소비자원도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구제를 신청하면 피해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짜 백수오 논란의 불똥은 주식시장으로 튀었다.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소비자원 발표 이후 8만6,600원에서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반토막이 난 데 이어, 29일 다시 하한가로 직행하며 3만4,100원으로 내려 앉았다.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낙폭이 61%가 넘고 시가총액은 1조원이 넘게 사라졌다. 그러나 하한가 매도 잔량만 445만주가 쌓여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와중에 이 회사 임원들은 보유주식을 내다 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나, 당국이 불공정 거래혐의에 대한 고강도 조사에 착수했다.
-백수오
박주가리과(科) 식물로, 동의보감에는 백수오가 얼굴빛을 좋게 하고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돼 있다. 갱년기 여성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최근 홈쇼핑을 중심으로 백수오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엽우피소와는 겉모양이 비슷하지만 기원 식물이나 주요 성분 등이 다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채지은기자 cje@hk.co.kr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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