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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리조트 사업 줄줄이 물거품에도… 정부만 또 장밋빛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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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리조트 사업 줄줄이 물거품에도… 정부만 또 장밋빛 꿈

입력
2014.08.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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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유니버설파크, 7년째 제자리… 파주테마파크는 외자유치 무산

의정부리조트, 업체 간 법정 다툼… 영종 카지노리조트도 본계약 미뤄져

정부가 다시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기존 대형 복합리조트 사업이 줄줄이 좌초 위기에 처하거나 투자자가 발을 빼는 상황인데도, 경기 부양을 빌미로 실속 없는 마스터플랜만 남발하는 모습이다.

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제주와 영종, 송도 3곳에 2018년 평창올림픽 전까지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방안을, 이달 중순(12일께)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카지노+엔터테인먼트(영종), 교육+의료(송도), 레저+엔터테인먼트+의료(제주) 등의 복합 시설을 만들어 외국인을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다. 관련 규제도 확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현재 국내에서 복합리조트란 이름을 내건 사업들은 거의 다 무산 위기다. 7년째 제자리걸음인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USKR) 사업이 대표적이다. 당초 이 사업은 2018년까지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동쪽 420만㎡ 부지에 5조원 가량을 들여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본뜬 글로벌 테마공원을 짓겠다는 게 핵심. 15만명의 고용창출과 세수증대 효과라는 청사진도 따라붙었다. 하지만 2007년 11월 사업 계획 발표 이후 해당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수자원공사 등과 마찰이 생기고,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2012년부터 아예 사업이 멈춰있는 상태다.

결국 정부까지 나섰다.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필요하다면 법규를 바꿔서라도 최대한 기회를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마스 윌리엄스 유니버설파크&리조트 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근교 테마파크 건립은 백지화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사실상 이 사업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경기 파주테마파크 역시 백지화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파주시는 2017년까지 자동차를 주제로 내건 ‘페라리월드 테마파크’(372만㎡)와 첨단 기업 및 교육시설을 유치하는 ‘스마트시티’(66만㎡) 등 국제관광단지 개발을 꿈꿨지만 현재 단 한 푼의 외자도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두바이홀딩스 경영진이 4월 방문 일정을 미루면서 마지막 희망까지 물거품 됐다. 파주시가 10월 공공과 민간 참여 유치 방안 등을 마련해 사업 지속 여부를 밝힌다지만, 시 예산(연 7,770억원)을 감안하면 사업이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은 의정부 복합리조트(사업비 1,500억원)는 미분양과 업체간 대금 소송 문제가 불거지면서 5년째 개장을 못하고 있다. 경기 북부에 처음 생기는 워터파크라는 기대는 사라지고, 지난해 9월부터 진행된 임의경매에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 차례 낙찰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정부가 이번에 복합리조트 대상지로 밝힌 영종 역시 사정이 좋은 건 아니다. 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코리아)이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전 인가를 받고 지난달 4일 부지 매매계약 이행보증금(약 102억원)을 납부했지만, 본 계약일은 당초(6월 18일)보다 6개월이나 연기됐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복합리조트는 유치가 아니라 성공이 중요하다”며 “이번에 정부가 밝힌 지역은 이미 관련 시설이 많은 만큼 공급과잉 측면이 없는지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비태 국제도시마케팅기구(DMAI) 자문위원도 “리조트 건설을 외국관광객 유치 대책, 세계적인 추세라고 여겨 막연히 따라갔다간 사업 자체가 굴러가지 않거나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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