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 수가 35만명대로 추락했다. 2002년부터 유지해 오던 40만명대 저지선이 결국 무너진 셈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인구동향조사-출생ㆍ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2016년(40만6,200명) 대비 4만8,500명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최저치다.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2,111명으로 50만명 선이 붕괴된지 15년 만에 30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도 전년(1.17명)보다 0.12명 감소한 1.05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출산율(2015년 1.68명)을 훨씬 밑도는 것은 물론, OECD 내 초저출산국(1.30명 이하)으로 분류되는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을 기록한 이후 소폭 회복되는 추세였으나 12년 만에 다시 1.10명 밑으로 떨어졌다.
출생아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가임기 여성(15~49세) 인구의 지속적 감소다. 지난해 가임기 여성은 1,252만명으로 10년 전인 2007년(1,357만9,000명)에 비해 105만9,000명 줄었다. 출산이 가장 활발한 30~34세 가임기 여성은 같은 기간 203만명에서 164만9,000명으로 38만1,000명 감소했다.
특히 주 출산연령으로 꼽히는 30대 초반의 출산율(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이 크게 떨어졌다. 30대 초반 여성 1,000명이 낳는 출생아 수는 2013~2016년 110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97.7명으로 급감했다. 30대 초반 여성 100명이 낳는 아기 수가 채 10명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출산 순위별로 봐도 첫째, 둘째, 셋째아 모두 12% 내외로 줄어들었다. 첫째아는 18만7,400명으로 전년 대비 12.0% 감소했고, 둘째아(13만4,600명) 셋째아(3만4,700명)도 각각 11.9%, 12.4% 감소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통상 경기 악화, 높은 집값, 청년실업 등으로 첫째아 출산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둘째아 셋째아 출산율까지 크게 낮아진 건 2016년 말 정치ㆍ안보 등 사회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를 뺀 ‘자연증가’ 인구는 7만2,000명으로, 전년(12만5,400명)보다 5만3,400명이나 줄었다. 1970년 이래 최저치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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