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관계없이 5차례 모두 대국
중국식 호선 방식ㆍ흑 7.5집 공제
제한시간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
“매일밤 컴퓨터와 1, 2시간 연습
핸디캡 없이 이길 수 있는 상대”
이세돌 특유의 자신감 드러내
“알파고의 실력은 나와 승부를 논할 정도는 아니다”
다음달 9일 열리는 세계 바둑챔피언인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의 바둑 대결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바둑 고수는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상대로 승리를 자신했다.
구글과 한국기원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 세부 사항을 밝혔다. 다음달 9, 10, 12, 13, 15일 등 총 5회 치러지는 대국은 모두 서울 광화문의 포시즌스 호텔 내 특별 대국장에서 펼쳐진다. 모두 오후 1시에 시작되며 승부에 상관없이 5번을 겨루게 된다.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서버에 들어 있는 알파고는 인터넷으로 서울 호텔에 설치된 컴퓨터와 연결돼 수를 놓는다. 손이 없는 알파고를 대신해 구글의 프로그래머이자 바둑 6단인 아자 황(Aja Huang)이 모니터로 알파고의 수를 본 뒤 바둑돌을 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국은 알파고가 지난 18개월간 학습한 중국식 규칙인 호선 방식을 적용한다. 호선은 대국을 펼치는 두 기사가 실력이 동등하다고 가정하고 두는 방식으로 먼저 돌을 놓는 흑이 유리한 점을 고려해 백을 잡은 이에게 7.5집을 주고 시작한다. 이 9단과 알파고는 각각 2시간의 제한 시간을 갖고 2시간을 넘길 시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이에 따라 각 대국은 4~5시간 내외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9단은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내며 대국을 흥미롭게 받아들였다. 이 9단은 “지난해 10월 판후이와 알파고의 대국을 보면 (알파고가) 나와 승부를 논할 정도의 기력을 갖추지는 않았다고 보인다”며 “대국 이후 4,5개월 가량 시간이 지나며 알파고도 업데이트를 해왔겠지만 그 정도 시간으로 나와 승부를 겨루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또 “알파고와 나의 실력차이는 알파고가 먼저 돌을 둬도 핸디캡없이 이길 수 있는 ‘선치수’ 정도로 생각된다”며 “특별히 준비한 것운 없지만 매일밤 자기 전 알파고와 실력이 비슷한 컴퓨터와 1,2시간 정도 연습게임을 했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이번 대국으로 얻을게 많다고 본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는 “이 9단과의 전설적인 경기를 위해 알파고는 3,000만회의 대국을 보고 학습했다”며 “이번 대국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과학계 난제를 풀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국은 모두 유튜브로 생중계되고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은 TV에서 생중계한다. 영어 해설은 서양인 중 유일한 프로 9단인 마이클 레드먼드 9단, 우리말 해설은 현 국가대표팀 감독인 유창혁 9단을 비롯 해 김성룡 9단, 송태곤 9단, 이현욱 9단 등이 맡는다. 구글은 알파고가 승리할 경우 100만달러(12억원) 상금을 유니세프와 과학, 바둑관련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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