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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자

임준섭 기자

등록 : 2014.11.21 04:40
수정 : 2014.11.21 18:36

누가 흔들었나… 풀릴 듯하다 뒤엉킨 누리 예산

누리과정 예산 합의 번복 파문

등록 : 2014.11.21 04:40
수정 : 2014.11.21 18:36

與 지도부 "사전 조율도 없이…" 황우여 집중 성토 불구 침묵만

野선 "기재부 배후서 제동" 시선… 황우여 - 최경환 힘겨루기 분석도

국회 교문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20일 누리과정 예산을 처리하자며 예산심사소위 회의장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여야와 교육부가 20일 누리과정(만 3~ 5세 무상보육) 예산에 잠정 합의했다가 여당 지도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한 여당 간사가 사퇴했다 번복하면서 책임론을 놓고 정치권은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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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부의 사전 조율 없는 누리과정 합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먼저 교문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과 만나 의견을 조율했다. 이어 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이 합류한 자리에서 누리과정 예산 5,600억원 신규편성을 골자로 하는 잠정 구두합의를 이끌어냈다.

김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예산 증가분을 언급하며 “부족한 지방교육재정은 중앙정부가 보증하고 이자를 부담키로 했다”고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신 의원도 “황 장관 전화를 받고 가보니 이미 큰 틀의 합의가 짜여진 상태였다”며 “야당 간사와 장관이 이 정도 합의했으면 여당 간사로서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좋다는 의견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여야 간사가 구두합의를 모두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의 사전 동의 없이 합의를 추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순식간에 엉켰다. 여당 지도부가 “상임위 차원에서 의견이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당 지도부와 협의한 사실이 없고 우리 당은 그런 (내용으로) 합의할 의사가 없다”고 번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새정치연합이 누리과정 예산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만큼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새누리당이 시ㆍ도교육청에서 지방채를 발행해 부담해야 한다고 맞선 점을 고려하면 뜻밖의 합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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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문위 새누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이 20일 누리과정 예산 처리 혼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에 둘러싸여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황우여의 월권? ?기재부와 교육부의 기싸움?

새누리당 지도부는 사전조율 없이 덜커덕 합의한 황 장관을 집중 성토했다.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김재원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현재 영유아보육법 부칙 시행령에 근거해 지방교부금으로 해야 한다는 명백한 법적 근거가 있는데 우리 당 일각에서 착오가 있지 않았나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황 장관의 합의를 ‘월권’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하지만 황 장관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당정 충돌의 원인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당초 교육부 예산에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돼 있었던 만큼 황 장관이 야당의 주장을 들어 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던 게 아니냐는 추론만 나올 뿐이다. 일각에서는 “황 장관이 국회선진화법에 이어 또 한번 사고를 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또 누리과정 예산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양분돼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 예산을 교육부로 통합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황 장관이 무리수를 뒀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야권에서는 여당 지도부의 제동의 배후로 기획재정부 쪽에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김태년 새정치연합 의원은 “여야 수석부대표끼리 만나 지방채 발행 문제와 5,600억 관련 예산에 대해 (오늘과 같은 내용으로) 합의했다고 한다”며 “그 기초 하에서 어제(19일) 누리과정 예산 협의를 위한 2+2 회동을 열고 (내용을)정리하는데 김재원 수석이 어디에 전화해보더니 ‘안 된다고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야당은 배후로 청와대나 예산권을 틀어쥐고 있는 기재부를 지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총리인 황 장관과 경제부총리인 최경환 기재부 장관 사이의 기싸움에서 불거진 파열음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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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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