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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가 헌법을 불태웠다” 이성 잃은 탄핵 무효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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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가 헌법을 불태웠다” 이성 잃은 탄핵 무효 집회

입력
2017.03.1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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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해산 요구… “새 정당으로” 입당 독려

촛불 참가자들 피켓 뺏거나 폭력 행사하기도

목숨 내놓겠다던 정미홍 “세월호 천막 다 뜯어내자”

대통령 퇴진 피켓을 들고 시청역으로 가던 대학생 이모씨에게 탄핵 무효 집회 참가자들이 달려 들어 피켓을 빼앗고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대통령 퇴진 피켓을 들고 시청역으로 가던 대학생 이모씨에게 탄핵 무효 집회 참가자들이 달려 들어 피켓을 빼앗고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다음날인 11일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열고 헌법재판소 결정을 성토했다. 이들은 5월 대선까지 집회를 이어가며 정치 세력화에 나설 예정이다.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제1차 탄핵무효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대한문 앞과 시청광장을 메운 보수단체 회원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을 규탄하며 “탄핵 무효” “국회 해산” “헌재 해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이 자체 추산한 참가자는 70만명 수준으로 지난주 집회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헌재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단에 오른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헌재 결정에 승복할 수도 굴복할 수도 없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이름으로 헌재 해산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집회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기수 변호사는 “헌재가 헌법을 불태우고 말았다”며 “6ㆍ10항쟁으로 만든 헌법이 사라진 이상 3ㆍ10항쟁으로 새 헌법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제1차 탄핵 반대 집회부터 개근했다는 정종길(71)씨도 “8대 0이라는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판결에 승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존 정치권 밖에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자는 주장도 이어졌다. 휠체어를 타고 연단에 오른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광장에서 아무리 외쳐도 제도권에 힘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오늘 이후 투쟁 목표는 단결된 힘으로 우리가 원하는 정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최 측이 집회 중 당원 가입을 독려하자 집회 참가자들이 테이블에 놓인 정당 가입 원서를 줄지어 작성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보수단체들은 자유한국당 등 기존 정당을 신뢰할 수 없다며 지난달 21일 ‘새누리당’ 이름으로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한 상태다.

이날 주최 측은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점에 자중하며 다시 비폭력 투쟁으로 돌아간다”고 밝혔지만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참가자들이 파출소에 휘발유를 뿌리는 등 소란을 벌이다 4명이 경찰에 검거됐고, 시청역을 이용하기 위해 넘어 온 촛불집회 참가자들로부터 ‘박근혜 퇴진’이 쓰여져 있는 피켓을 뺏거나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탄핵이 인용되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던 정미홍 전 아나운서는 연단에서 “세월호 천막을 다 뜯어내자”는 과격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오후 4시 남대문과 명동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에 나선 후 오후 8시쯤 집회를 마쳤다. 경찰은 이날 탄핵 무효 집회와 촛불집회 간 충돌을 막기 위해 207개 중대(1만6,500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사망자만 3명이 발생할 정도로 과격했던 전날과 달리 다행히 집회 참가자 및 경찰 측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부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에 항의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1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부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에 항의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탄핵 무효 집회 참가자 십여 명이 새누리당 가입 원서를 쓰고 있다. 정반석 기자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탄핵 무효 집회 참가자 십여 명이 새누리당 가입 원서를 쓰고 있다. 정반석 기자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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