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를 보다 보면 충격적 이야기를 들은 등장인물이 뒷목을 감싸면서 쓰러지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열 받아서 즉, 혈압 때문에 쓰러지는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스토리 전달을 위해 일부를 과장해서 보여주기도 한다는 것을 상기하자. 고혈압이 있을 경우 뒷목이 당긴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다. 아침에 일어날 때 머리가 무겁다거나, 어깨가 자주 아프고, 수시로 눈이 충혈 되거나, 높은 곳을 오를 때 숨이 차오른다면 고혈압의 전조 증상으로 볼 수 있다.
통상 혈압이 120~129(수축기)/80~84(이완기)mmHg이면 정상, 140/90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본다. 콩팥이 좋지 않아서 오는 신(腎)성 고혈압과 호르몬 기능에 이상이 있는 내분비 고혈압, 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각각 나뉜다. 보고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90% 이상이 본태성이다. 중풍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의 대부분도 본태성 고혈압 환자다. 본태성 고혈압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아 ‘원래 그렇게 나타난다’는 뜻의 ‘本態性’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로 가족력이나 유전으로 발생하는데, 부모 모두가 고혈압이면 발병 위험률이 80% 정도, 어느 한쪽이 고혈압이면 33%가량이다. 혈압은 일반적으로 나이를 먹음에 따라 오르며, 40세를 전후한 시기에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
고혈압은 보통 ‘남성의 질병’으로 많이 알려졌다. 이유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술과 담배를 많이 하고 외향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선입견이 생긴 것 같다. 실제로는 여성에게도 고혈압이 많이 나타난다. 특히 여성은 임신과 폐경으로 인한 고혈압의 위험이 높다.
일상에서의 고혈압 대처법은,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도록 해서 긴장이나 흥분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으로 정신적ㆍ육체적 피로의 누적이나 급격한 감정적 변화를 피하는 것이다. 또 적절한 운동을 하고, 급격한 환경 변화를 피해야 한다. 뜨거운 물로 하는 목욕과 사우나, 또는 추운 밤의 돌연한 외출도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삼간다. 무엇보다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치료에 중요한 것이 혈관이 탄력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심폐기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은 혈관의 경화가 초래하는 질환인만큼 ‘혈관의 왕’인 심장 기능을 최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심폐기능 강화, 즉 폐가 좋아져야 하므로 결국 폐 건강이 관건인 것이다. 폐와 심장은 언제나 함께 한다. 심폐기능이란 말이 그렇고, 심폐소생술 또한 그렇다. 말 속에 진리가 있다. 폐와 심장은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소생한다. 폐가 좋아지면 심장이 좋아지고, 좋아진 심장은 혈관 탄력을 되찾아 주어 심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이렇게 되면 고혈압 뿐 아니라 저혈압도 정상으로 회복된다.
서효석 편강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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