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10명… 참신성ㆍ전문성 호평…현역들 탈당 악재 전환 카드로 톡톡
국민의당 첫 영입 5명 중 3명 철회…박선숙 등 과거 측근들 속속 합류
與는 종편논객ㆍ법조인 편향 지적…’상향식 공천’원칙에 발 묶여
20대 총선을 겨냥한 여야의 인재 영입 경쟁 초반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을 제치고 멀찌감치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재 영입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새누리당, 국민의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이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를 시작으로,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화제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연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상향식 공천을 내세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에 이미 인재가 바글바글하다”고 자신감을 보이지만, 내부에선 “인재영입에 손 놓고 있다 보니 야당에 입도선매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전통적 야권 수혈지 벗어나 전문성 갖추는 더민주
14일까지 10명을 영입한 더민주의 인재 영입은 여러모로 주목된다. 그간 야당이 시민단체나 노동계 등에서 인물을 수혈해왔던 데서 벗어나서 대기업, 군, 법원, 기획재정부 등 전통적으로 여권의 인물 유입처로 여기진 곳에서 대거 새 인물을 발굴했기 때문이다. 더민주가 취약했던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로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를, 또 다른 취약 분야인 재정 전문가로 기획재정부 김정우 전 국고국 계약제도과장을 영입했고 14일에도 군 출신인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이 입당했다. 특히 고졸여성 출신으로 대기업 임원 자리까지 오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영입은 인물스토리까지 더해져 관심을 모았다. 물론 논문표절 등으로 여성인재 영입 1호였던 김선현 차의과대 교수 영입을 취소해 위기를 맞긴 했지만, 연쇄탈당에도 연일 흥행하는 인재영입으로 혼란스러운 당내 분위기를 전환시켰다는 평도 나온다. 더민주 관계자는 “최근의 인재 영입은 운동가 위주의 당의 문화와 체질을 바꾸고 대안 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호남 현역 합류로 신진 기회는 줄어
반면 더민주와 인물 영입 경쟁을 벌이는 국민의당의 성적표는 아직 초라하기 그지 없다. 국민의당은 첫 인재 영입으로 지난 8일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 허신행 전 농림부 장관, 이승호 전 육군 준장, 안재경 전 경찰대학장 등 보수인사로 평가 받는 5명을 발표하며 중도 유권자들을 공략하려 했지만 일부 인사들의 과거 비리 혐의가 드러나자 3시간 만에 3명을 철회하는 ‘참사’를 겪었다. 박선숙 전 의원이 창당 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과거 안 의원의 측근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으나 새로운 인물은 아직 없다.
안 의원 측의 인물 영입이 쉽지 않은 것은 호남 현역 의원들이 더민주를 탈당해 신당에 합류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역 의원들의 이동으로 호남 출신 신진들로선 정치활동 기회가 국민의당 보다는 더민주가 더 넓어졌기 때문이다. 더민주가 인재 영입에 성과를 내는 것도 역설적으로 호남 의원들의 탈당 때문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당에겐 호남 현역의원들의 합류가 호남세를 확장하는 측면이 있지만 되레 신당의 참신성은 퇴색시키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상향식 공천에 발목 잡힌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지난 10일 1차 영입인사로 6명의 인재를 발표하긴 했으나, 사실상 인재영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조차 커지고 있다. 첫 영입한 6명도 주로 종편을 통해 알려진 인물들인데다 4명이 법조인이어서 내부에서도 ‘인재가 맞냐’는 얘기가 나온다. 더군다나 이념적으로 보수 일색이어서 ‘중도층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새누리당의 인재 영입이 지지부진한 데에는 김 대표가 고수하는 상향식 공천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무성 대표가 ‘단 1석도 전략공천 하지 않겠다’며 공언하면서 외부 인사들에게 마땅한 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 보니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달 넘게 인재영입위원장이 공석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지만 인재를 끌어들일 마땅한 카드가 없는 한, 인재영입위원장 자리가 채워진다 해도 그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친박계는 새 인물로 박근혜정부 고위 공직자나 청와대 참모진을 내세우다 보니, 다른 분야의 신진들로선 기회가 더욱 줄어든 상황이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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