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수세에 몰린 與, 뭐 하나 잡았다 싶은 것”
참여정부 출신ㆍ黨지도부 잇따라 긴급 대책 회의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과 관련, 노무현정부 출신 의원들과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긴급’ 기자회견ㆍ회동ㆍ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었다. 여권이 총공세에 나서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2007년 당시 사실 관계 확인과 함께 향후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새누리당이) 수세에 몰렸다가 뭐 하나 잡았다 싶은 것 같은데 말씀 과하게 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싶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 등 풀어야 할 일이 많은데 (여권이) 이 문제를 가지고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하고 사실 확인 전에 규정부터 하는 건 집권 세력답지 못하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 문제로 문 전 대표의 안보관에 부정적 논란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에는 “국민들은 (2012년 대선 당시) 북방한계선(NLL) 의혹 관련해서 심한 논란 과정을 지켜봤고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의 ‘NLL 포기 발언’ 의혹 제기에 적기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안보, 대북 이슈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한 번은 올 것이라고 봤기 때문에 차라리 이번에 제대로 대응하자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참석자들은 새누리당의 정치 공세가 각종 의혹들을 덮기 위한 시도이기 때문에 명분이 부족하다는 점을 정확히 알리는데 힘을 쏟자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는 대신 새누리당의 공세가 이어질 경우 수비적 대응을 넘어선 강경책을 쓸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에 가서 김정일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이 한 말이 훨씬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2002년 박 대통령의 방북 행적을 갖고 역공을 취했다.
더민주 소속 대권 예비 후보들도 여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새누리당이 송 전 장관 회고록을 근거로 유엔 인권결의안 기권의 진실을 묻고 있는데, 정치가 최소한의 염치도 잃었다"고 적었고, 이재명 성남시장도 "남북 관련 사안 판단을 위해 북한 입장을 조회한 게 내통이라면, 북한과 아무 관계도 없는 유신헌법을 만들면서 북한에 통보한 박정희 정권은 북한결재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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