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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귀족노조' 파업…명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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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귀족노조' 파업…명분 있나?

입력
2015.09.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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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봉이 1억원에 가까운 현대차와 기아차의 '귀족 노조'가 임금인상안 등에 사측과 이견을 보여 또다시 파업을 결의,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현대차 노조의 쟁의행위 찬판투표 개표식 장면. 울산=연합뉴스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를 가결했다. 기본급 인상 등이 요구사항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대내외 급속한 환경변화로 실적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파업 강행은 명분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기회에 파업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 연봉 9,700만원…4년 연속 파업에 여론 싸늘

기아차 노조는 임금 협상 난항을 이유로 16일 파업 찬반 투표를 강행해 이를 가결시켰다. 기본급 15만9,900원 인상 등이 요구사항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 노조도 지난 9일 파업을 결정했다. 현대차 사측은 기본급 7만9,000원 인상 등을 제시했지만 현대차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의 파업 강행을 두고 비난이 목소리가 높다. 자신들의 기득권만 추구하는 전형적인 '귀족노조'의 안일한 행태라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직원들의 지난해 연봉은 각각 9,700만원이었다. 억대에 가까운 임금에도 매년 연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가 이번에 실제로 파업에 돌입한다면 4년 연속 파업이다. 현대차 평균임금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독일이나 일본의 경쟁사보다 많다. 그럼에도 생산성은 이들보다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 소액주주들 "파업고리 끊어야" 목소리 높여

소액주주들은 이번 기회에 파업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매번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해외 판매의 약 25%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이 주요 원인이다. 중국 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로컬 브랜드들은 급성장해 뒤를 바짝 추격해온다. 주변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이들의 파업은 그룹 전체 하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시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첨예한 노사 갈등은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소액주주들은 "매년 임금 협상 과정에서 사측이 노조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였다"며 "특히 실적 하락에도 임금 인상 등 과도한 요구로 파업을 일삼고 있는 악순환을 확실하게 끊어야 한다"고 현대ㆍ기아차 경영진에 요구하고 있다.

● 일자리 구하는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

노조의 파업은 일자리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청년들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조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실제로 돌입할 경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임금피크제 없이 정년을 연장하면 기업 비용은 늘어나고 신규 고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결국 현대차 노조가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말은 신규 채용을 줄여 자신들의 정년을 연장하겠다는 요구와 같다.

최근 기업들은 고통 분담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수장들이 먼저 나서 연봉을 줄이고 이를 청년 고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귀족노조'도 이러한 고통 분담에 동참할 것을 대다수 국민들은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의 노조도 이제는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기업과 나라 경제를 우선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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