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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하잰마씸?] 제주 한수풀 해녀학교는 어떤 곳?

입력
2017.08.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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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제주 한수풀 해녀학교에서 물질 수업에 참여한 입문반 수강생이 바위 틈에서 소라를 찾고 있다. 수강생 김래향씨 제공
지난 19일 제주 한수풀 해녀학교에서 물질 수업에 참여한 입문반 수강생이 바위 틈에서 소라를 찾고 있다. 수강생 김래향씨 제공

제주 한수풀 해녀학교의 출발은 주민 아이디어다. 2007년 제주 주민자치센터 특성화 사업 응모에서 최우수사업으로 선정됐다. 그 상금이 학교의 터전이다. 2008년 첫 수강생을 받아 졸업생 34명을 배출한 이후 올해로 10년. 500여명이 거쳐갔다.

초창기만 해도 대부분은 제주 사람이었다. 두세 명에 불과한 육지 사람이 차츰 늘기 시작해 지금은 도내 거주자와 도외 거주자가 절반씩 차지한다. 제주 이주민이 많아졌다는 걸 고려하면 수강생 상당수가 사실상 육지 출신이다.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모집 인원은 50명 안팎이다. 여자 40명, 남자 5명, 외국인 여성과 이주 여성 5명으로 구성된다. 올해 10기 전체 지원자는 500여명에 달했다. 남자의 경우 무려 250명이 몰려서 경쟁률이 50대 1까지 치솟았다. 재수생도 많다. 수강생 나이 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매해 4월에 신입생을 선발해 5월부터 8월까지 총 16주간 매주 토요일마다 수업을 진행한다. 첫 달에는 장비사용법과 심폐소생술, 해녀노래 등 이론을 배우고, 두 번째 달부터 바다로 나가 유영법과 잠수법, 해산물 채취법 등을 본격 훈련한다. 수업료는 무료지만 장비 대여료 명목으로 10만원 정도는 한번 내야 한다.

해녀학교도 엄연히 학교니까 시험도 본다. 조별 과제로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을 해 평가에 반영하고, 숨을 얼마나 참는지 등을 확인해 가산점을 준다. 졸업실기 평가에선 실력 별로 잠수 깊이를 나눠 시험을 본다. 이 점수를 합산해 최종 등급을 매기고 졸업장을 수여한다.

이색 커리큘럼도 있다. ‘해녀 물질 운동회’ 같은 것이다. 바다에서 이어달리기, 바다 속 쓰레기 채취 대회 등으로 구성된다. 졸업식 또한 그렇다. 졸업사, 축사만 하는 게 아니라 플리마켓, 장기자랑, 야시장, 예술공연 등이 펼쳐지는 바당축제도 곁들인다.

올해부터는 입문반과 별도로 전문직업반도 새로 개설됐다. 중급 이상의 물질 기술, 제주 해녀들의 실전 기술도 가르친다. 다만 도내 해녀 승계 예정인 여성, 도내 어촌계원 중 해녀회 가입 예정인 여성, 어촌계 가입 예정자로 어촌 마을에 2년 이상 거주한 여성 등 실제 해녀로 활동할 사람들을 우선 선발한다. 직업반 1기는 20명을 뽑았다. 5월 중순 수업을 시작해 11월 말까지 29주간 교육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해녀학교에서는 본격적인 물질 수업에 들어가기 전 교실에서 이론 수업이 진행된다. 제주=이소라 기자
해녀학교에서는 본격적인 물질 수업에 들어가기 전 교실에서 이론 수업이 진행된다. 제주=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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