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위 존중해야" 왕이 내정 간섭 하지 말라" 반박
홍콩 민주화 시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양국이 정면 충돌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일 워싱턴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기 앞서 “오늘 논의할 의제에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홍콩 시위 문제가 있다”며 “중국도 알다시피 우리는 기본법에 따른 홍콩 시민의 보편적인 참정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치와 법치에 의해 지배되는 개방된 사회가 홍콩의 안정과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홍콩 당국이 강경 진압을 자제하고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표출하는 권리를 존중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 동안 정부 대변인 발언 등으로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밝혀 왔으나 중국 외교부장 면전에서 국무장관이 이같이 말하기는 처음이다.
11월 베이징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중 양국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방문한 왕 부장은 이에 맞서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부 문제”라며 내정간섭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모든 국가는 중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이것은 국제관계를 운영하는 가장 기본적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왕 부장은 이 회담에 이어진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똑 같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두 사람의 회담 자리에 예고 없이 합류해 왕 부장에게 “미국은 홍콩 문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홍콩 당국과 시위대간의 견해 차이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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