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 계정 2개가 비방 글 올리면
193개 계정이 20분 내 퍼날라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고 유가족들을 폄훼하는 게시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직적으로 확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두 개의 주축 트위터 계정이 비방 글을 작성하면 190여개의 계정이 순식간에 동일 패턴으로 퍼 나르는(리트윗) 방식이 사용됐다는 주장이다.
4ㆍ16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참사 1주기 사이에 ‘세월호’와 관련해 트위터에 작성된 글을 전수 분석한 결과 조직적인 폄훼 정황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세월호특조위에 따르면 트위터 계정 2개(조장)가 주도적으로 비방 글을 올리면 20분 안에 193개의 개인명의 트위터 계정(조원)이 같은 순서대로 해당 글을 리트윗하는 패턴이 포착됐다. 조장 계정을 운영한 인물은 한 보수단체 간부로 알려졌다. 또 조원으로 추정되는 계정들은 조장 계정의 글을 리트윗 하는 일 외에 타 계정과 의견을 주고받은 흔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는 계정이 삭제되거나 활동을 중지한 상태다.
특조위는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16~26일,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위해 단식농성을 한 8월19~29일, 참사 1주기 기간이었던 2015년 4월11~21일에 작성된 글을 집중 분석했다. 해당 계정들이 자체 생산하거나 리트윗한 글은 ‘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과거사’ ‘김영오씨는 알고 보니 금속노조 출신’ ‘유가족들 10억원 보상 받아’ ‘단원고 학생들 특례입학 논란’ 등 유가족들을 의도적으로 깎아 내리거나 근거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조원 계정들은 전부 ‘트윗덱’이라는 특정 프로그램만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윗덱은 본인이 트위터에 올린 글과 리트윗한 글 현황을 한 눈에 보이게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국가정보원 댓글 파문 당시 국정원 직원들이 게시 글을 확산시킬 때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특조위 관계자는 “조장 계정이 글을 올릴 때마다 190개가 넘는 계정이 마치 순서를 짠 듯 동일한 순서대로 리트윗했다”며 “SNS에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거나 의견을 교류하는 형식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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