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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품질’ 트랙스 vs ‘가성비’ 티볼리 vs ‘연비’ Q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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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품질’ 트랙스 vs ‘가성비’ 티볼리 vs ‘연비’ QM3

입력
2016.12.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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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SUV다운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주행 품질

쌍용 티볼리, 가격 대비 훌륭한 성능과 편의 장비

르노삼성 QM3, 높은 효율성과 개성 넘치는 디자인

왼쪽부터 트랙스, QM3, 티볼리. 김훈기 기자
왼쪽부터 트랙스, QM3, 티볼리. 김훈기 기자

작은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는 수많은 수요의 타협으로 만들어진 차다. 세단보다 실용적이고 해치백보다 넓으며 효율성까지 좋은 차를 찾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여기에 디자인과 기능까지 좋으면 금상첨화다. 이런 이유로 소형 CUV는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다. 국내에는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쌍용 티볼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차들은 같은 세그먼트에 있을 뿐 성격은 제각각이다. 잘 팔리는 차가 정답일 수도 있지만, 왕년에 잘 나갔던 차, 그리고 새로 나온 차에도 짚고 넘어갈 만한 매력이 있다. 이 세 차 중에서 하나만 선택한다면 어떤 차를 고를 것인가? 모클팀 기자 4명이 함께 차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시승했다. 하나로 모일 것 같았던 결론은 각기 다른 차의 캐릭터처럼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판매량

유럽에선 ‘B 세그먼트’라고 부르는 이 시장의 포문을 연 건 2013년에 출시한 트랙스였다. 지금도 한국GM 인천 부평 공장에서 연 20만 대가 넘는 트랙스가 탄생하지만, 내수 판매는 부진하다. 올해 11월까지 트랙스 수출은 21만7,469대에 달한 반면 국내 판매는 1만1,387대에 불과했다. 트랙스의 성과는 국내에 소형 CUV 혹은 SUV 시장을 소개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그 뒤를 QM3가 이어받아 시장을 단숨에 성장시켰다. QM3는 2014년 출시되자마자 그 해에 1만8,000대가 넘게 팔렸다. 하지만 왕좌의 자리는 영원하지 않은 법. 지금은 티볼리가 무섭게 올라와 제패했다. 올해 11월까지 티볼리는 5만1,322대가 팔리면서 국내 B 세그먼트 CUV 점유율 절반을 넘겼다. 같은 기간 QM3는 1만3,305대가 팔렸다. 이 차들의 춘추전국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쉐보레가 지난 10월 디자인과 상품성이 개선된 신형 트랙스를 내놓았다.

●디자인

프랑스 감성으로 디자인된 QM3. 김훈기 기자
프랑스 감성으로 디자인된 QM3. 김훈기 기자

QM3는 동글동글한 조약돌처럼 잘 빚어졌다. 부메랑처럼 생긴 그릴과 날렵한 눈매가 귀여우면서도 성깔 있게 보인다. 뒷모습은 아기자기한 해치백을 껑충 올려놓은 듯한 느낌이다. 플라스틱으로 된 뒤 범퍼에 너무 공을 안 들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엔 이유가 있다. QM3는 르노의 스페인 공장에서 전량 수입되는데 평행주차가 일반적인 유럽 상황에 맞게 만들어졌다. 유럽의 도롯가를 보면 차들이 일렬로 다닥다닥 붙어 주차된 것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차체 색을 투 톤으로 조합할 수 있어 개성을 나타내기에 좋다. 실내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세련되고 단출하다. 다만 센터페시아에 한껏 광택을 내고 자리를 차지한 태블릿PC 홀더가 전체 분위기와 조화되지 않고 따로 돌출된 느낌이다.

티볼리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린다. 김훈기 기자
티볼리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린다. 김훈기 기자

티볼리의 디자인은 그동안 쌍용차에서 볼 수 없었던 혁신에 가까운 시도다. 얼핏 보면 다른 여러 브랜드 차의 모습도 연상된다. 멋있긴 하지만 독창성은 떨어진다는 뜻이다.

최민관 기자의 평. “요즘 나오는 차답게 화려하고 세련되긴 한데 운전할 때 내가 필요한 버튼을 찾느라 힘들었어요. 익숙해지면 괜찮겠지만 레이아웃이 직관적이지는 않습니다.” 박혜연 기자가 조금 다른 의견을 냈다. “그래도 여성들에게는 인기가 좋아요. 내 주위에도 티볼리를 보고 예쁘다고 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난 잘 모르겠지만....”

트랙스는 쉐보레 가문의 얼굴을 받아들였다. 김훈기 기자
트랙스는 쉐보레 가문의 얼굴을 받아들였다. 김훈기 기자

최근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탈바꿈한 트랙스는 쉐보레의 패밀리 룩을 입었다. 박혜연 기자의 쉐보레 스파크를 옆에 세워두니 두 차가 같은 가문이라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위는 막혀 있고 아래는 뚫려 있는 듀얼 포트 그릴과 LED 주간주행등이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무엇보다 커다란 18인치 휠과 지붕에 달린 루프 레일은 세 차 중 가장 SUV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실내는 이전보다 확실히 고급스러워졌다. 여기저기에 플라스틱 대신 크롬과 고광택 소재를 둘렀고 대시보드엔 스티치가 꼼꼼하게 박혀 있다. 김훈기 기자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전보다 세련돼진 건 인정하지만 셋 중에서 트랙스의 실내가 가장 별로예요. 단순함을 넘어서 구성이 너무 부족해 보여요.”

●주행 성능과 품질

트랙스는 우수한 주행 품질과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김훈기 기자
트랙스는 우수한 주행 품질과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김훈기 기자

트랙스가 달라졌다. 과거의 투박했던 달리기 느낌이 아니다. 디젤 엔진이 쏟아내는 출력은 부드럽고 고르게 휠로 전달된다. 트랙스엔 GM이 개발한 독일 오펠의 1.6ℓ 4기통 CDTi 디젤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135마력, 최대토크 32.8kg∙m의 파워를 뿜어낸다. 새로운 6단 자동변속기의 맞물림도 매끄럽다. 모노코크 차체에 강성을 강화한 요소를 추가한 통합형 보디 프레임(Body Frame Integral System) 덕에 세게 몰아붙여도 차체의 흔들림이 거의 없다. 18인치 휠도 부드러운 주행감에 한 몫 거든다. 진동과 소음도 잘 억제돼 있다.

티볼리의 달리기는 딱딱하고 투박하다. 김훈기 기자
티볼리의 달리기는 딱딱하고 투박하다. 김훈기 기자

트랙스가 단단하다면 티볼리는 딱딱하다. 티볼리가 세상에 나오기 전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티볼리를 개발하면서 미니 컨트리맨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그 말 그대로 티볼리는 미니 컨트리맨의 주행 느낌을 많이 닮았다. 앞엔 스트럿 뒤엔 토션빔으로 구성된 서스펜션은 거칠게 다가올 수도 있다. 가속에선 코란도 C와 렉스턴에서 경험한 한 박자 느린 쌍용 스타일이 그대로 느껴진다. 최민관 기자가 테스트 주행을 하고 내리며 말했다. “운전자를 위한 차는 아니네요. 운전 재미가 전혀 없어.” 1.6ℓ 4기통 e-XDi160 LET 디젤 엔진을 얹은 티볼리는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2.8kg∙m의 힘을 낸다.

QM3는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지만 일상에서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김훈기 기자
QM3는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지만 일상에서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김훈기 기자

QM3에선 전형적인 프랑스 차의 주행감이 느껴진다. 김훈기 기자의 평. “푸조의 MCP 같다고 할까? QM3는 변속기가 울컥거려 이질감이 듭니다.” 박혜연 기자가 거들었다. “맞아. 힘도 셋 중에 가장 약해요. 예전에 QM3에 5명이 타고 오르막을 올라가는데 힘들어하더라고요.” QM3에는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 의 파워를 내는1.5ℓ dCi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역동적인 레저 활동엔 무리가 있지만, 출퇴근이나 투어용으로 타기엔 적당하다.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작은 울컥거림도 적응되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효율성

연비 좋은 차를 고른다면 QM3가 딱이다. 김훈기 기자
연비 좋은 차를 고른다면 QM3가 딱이다. 김훈기 기자

연비는 QM3의 압승이다. QM3의 복합연비는 17.7㎞/ℓ다. 구매 목적이 효율 좋은 차라면 QM3가 정답이다. 트랙스와 티볼리의 복합연비는 14.7㎞/ℓ로 같다. 도심 연비는 트랙스(13.5㎞/ℓ)가 티볼리(13.1㎞/ℓ)보다 좋지만, 고속에선 티볼리(17.2㎞/ℓ)가 트랙스(16.4㎞/ℓ)보다 우세하다.

●가격 및 편의성

티볼리의 실내. 김훈기 기자
티볼리의 실내. 김훈기 기자

티볼리가 많이 팔리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가격 대비 가치다. TX 트림 기준으로 2,060만원에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2열 리클라이닝 시트, 2열 센터 암레스트, 스마트 스티어가 기본으로 포함돼 있다. 여기에 옵션으로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리어 멀티링크 서스펜션, 주간주행등, 18인치 휠, 인조 가죽 시트, 운전석 무릎 에어백, ECM 룸미러 등을 추가할 수 있는데 이 옵션을 다 합해도 최대 370만원이다. 옵션을 추가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상위 트림인 LX를 추천한다. 기본 가격 2,346만원에 앞서 나열한 거의 모든 기능이 들어가 있다. 물론 여기에 다른 옵션도 추가할 수 있다. 세 차 중 유일하게 네바퀴굴림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QM3의 실내. 김훈기 기자
QM3의 실내. 김훈기 기자

QM3의 가격대는 2,195만~2,480만원이다. 모든 트림에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급제동 경고 장치, 프로젝션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 17인치 휠, 슬라이딩 글로브 박스, 크루즈 컨트롤, 스마트 카드 시스템, 후방 경보장치 등이 적용됐다.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열선 시트, 후방 카메라 등이 포함된다. 특히 ‘T2C’라고 부르는 태블릿 내비게이션을 10만~40만원으로 추가할 수 있는데 ‘티맵’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시승차인 RE 시그니처 에투알 화이트 보디는 차체의 색이 블랙&화이트 투 톤으로 구성됐고 ECM 룸미러와 알루미늄 페달, 선바이저 조명 등이 추가됐다.

트랙스의 실내. 김훈기 기자
트랙스의 실내. 김훈기 기자

트랙스는 2,085만원부터 시작해 최고 트림인 LTZ는 2,580만원으로 셋 중 가격대가 가장 높다. 개별 옵션 가격도 트랙스가 높은 편이다. 그만큼 눈에 띄는 편의 장비들이 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마이 링크 등 스마트폰과 연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220V 전원 소켓,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 등이다. 사각지대, 차선 이탈, 전방 추돌, 후측방 경고 장치 등의 안전 장비도 포함돼 있다.

●우리의 선택

같은 세그먼트지만 셋 다 개성이 다르다. 김훈기 기자
같은 세그먼트지만 셋 다 개성이 다르다. 김훈기 기자

최민관 기자 ▶ 쉐보레 트랙스

“파워트레인의 완숙도와 주행 품질이 가장 높다. 그런데 만약 티볼리 롱보디가 있었다면 넓은 공간의 실용성으로 그 차를 선택했을 것이다.”

김훈기 기자 ▶쌍용 티볼리

“가격 대비 성능이나 편의 장비가 훌륭하고 가장 넓다. 이 가격에 이런 차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일상에서 타기에도 어디 놀러 가기에도 무난하다.”

조두현 기자 ▶쉐보레 트랙스

“부드럽고 깔끔한 주행감과 고급스러운 실내, 편의 기능이 좋다. 다른 차에 비해 가격이 조금 높긴 하지만 구매 후 만족도 역시 높을 듯하다.”

박혜연 기자 ▶르노삼성 QM3

“B 세그먼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연비가 아닐까? 도시에서 장거리 출퇴근용으로 제격이다. 귀여운 디자인 역시 한몫 한다.”

◆제원 비교

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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