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소영 기자

등록 : 2015.10.18 16:36
수정 : 2015.10.18 20:35

난민 옹호 독일 시장 후보, 네오나치 남성에게 칼 맞아

등록 : 2015.10.18 16:36
수정 : 2015.10.18 20:35

쾰른시의 유력 시장 후보인 헨리에테 레커가 피격당한 독일 쾰른시 거리에 17일 사건현장 보존을 위한 출입금지선 뒤로 레커 후보의 선거포스터와 그의 회복을 기원하는 꽃다발이 보인다. 쾰른=AP 연합뉴스

유럽에서 가장 적극적인 난민 포용 정책을 펼치고 있는 독일에서 과거 네오나치 활동 전력이 있는 주민의 흉기에 여성 정치인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독일에서 네번째로 큰 쾰른시의 유력 시장 후보인 헨리에테 레커(58)가 이날 오전 쾰른시의 시장에서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렸다.

이 남성의 흉기에 다른 여성 1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다른 3명은 경미하게 다쳤다.

이날 쾰른시의 볼프강 알버스 경찰청장은 레커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이 안정적인 상태라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독일 슈피겔 온라인판은 레커를 공격한 용의자는 프랭크 S. 로 알려진 44세의 독일 남성으로, 수년간 실업 상태인 쾰른 주민이라고 보도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범행이 외국인 혐오 표출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슈피겔은 그가 20년전 공격적인 네오나치 정당으로 인종 혐오 폭력을 자행하다 불법화된 자유독일노동자당(FAP)에서 활동했던 전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그는 최근 인터넷에 외국인 혐오 댓글들을 달았으며 레커를 공격해 경찰에 체포된 후 “샤리아(이슬람 율법)가 독일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하며 무슬림 혐오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의 전과가 없으며 일단 공범 없이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정신질환 기록은 없었으나 경찰은 정신질환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은 “정치인 암살 시도에 정신 질환이 배경이 되는 경우는 자주 없다”고 덧붙였다.

레커는 쾰른시의 사회 문제들과 부서통합을 이끌고 난민 주택 문제를 책임지고 있었기 때문에 용의자의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18일 치뤄진 시장 선거에서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기독민주당(CDU)과 녹색당, 자유민주당(FDP)의 지지를 받아 사회민주당(SPD)의 요헨 오트와 대결을 펼쳤다. 오트 SPD 후보는 이민자들의 숙소로 쓰이고 있는 쾰른시 전체 체육관을 비우라고 요청하는 등 난민 주택 문제를 놓고 레커와 공방을 벌였다.

한편 메르켈 총리의 대변인은 “총리가 충격을 나타내며 이번 사태를 비난했다”고 말했으며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부 장관도 이번 사태를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묘사하며 “독일의 난민 논쟁에서 증오로 가득한 언어와 폭력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최근 독일 망명 신청자가 15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내부 보고서가 유출된 가운데 독일에서는 인종차별적 그래피티와 난민 수용소에 대한 방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